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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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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소화현상’에 신음하는 낙동강이 주는 경고

  • 기사입력 : 2014-07-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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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강 사업 이후 물이 흐르지 않는 호소화(湖沼化)현상으로 낙동강의 생태계 파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4대강조사위원회의 낙동강 현장조사 결과를 보면 낙동강의 호소화가 생태계를 교란시킬 만큼 위협적이라고 한다. 낙동강 하류에서 호수에 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처음으로 발견, 호소화 가속현상을 입증한 것이다. 강이 가지고 있던 고유한 하천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망가지면서 낙동강이 죽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은 4대강사업으로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이 이뤄지면서 유속이 크게 느려진 것이 원인이다. 호수와 늪에서 주로 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던져주는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완공된 지 3년을 넘기고 있다. 현재 4대강사업으로 가장 많은 보가 건설되어 있는 곳은 낙동강이다. 보다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섣부른 평가는 삼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낙동강 호소화 현상은 강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초래된 필연적인 현상으로 진단되고 있다. 특히 함안창녕보 선착장과 남지대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덩어리들은 강물이 아니라 늪지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불안감을 낳고 있다. 이 일대는 보 건설로 저질 퇴적토가 다량 쌓여 뻘층을 형성하면서 심한 악취를 풍길 정도다. 갈수록 뻘층이 점차 확대될 경우 낙동강은 치유되기가 극히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의 수질을 원상 회복시키는 일이 걱정된다. 강물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않을 경우 낙동강의 ‘녹조라떼’는 불 보듯 뻔해서다. 낙동강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그저 한심할 노릇이다. 심각한 환경파괴라는 재앙으로 영남인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낙동강이 썩어가면서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도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녹조에 호소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낙동강 살리기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고민해야 한다. 여울과 계류가 사라지고 물이 썩어 가는 낙동강 호소화 현상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심정은 참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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