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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청군의원들의 한심한 호화판 국내연수

  • 기사입력 : 2014-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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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청군의회 의원들이 호화판 국내연수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의회 개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호화판 국내연수를 강행했다. 비정상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의원들의 연수 행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한심하다 못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산청군의회의 국내연수는 그야말로 지역민의 인내력 한계를 시험하는 듯하다. 날도 더우니 서둘러 관광이나 다녀오자는 식의 외유성 연수를 지켜보는 지역민의 심경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얼마나 답답하고 망연자실했으면 한 지역민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의회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을까.

    산청군의회의 염치없는 이번 연수는 6·4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외유병이 도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금정산 케이블카 등에 대한 벤치마킹’ 등을 내걸고 부산으로 떠난 연수는 1인당 67만5000원씩 모두 877만5000원의 경비(차량운행경비 제외)로 편성됐다. 연수지가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로 하루 숙박비가 스탠더드룸이 34만원이고 식사 한 끼당 4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무엇보다 피서행렬이 절정을 이루는 바캉스 시즌에 의정활동을 벌인다는 사실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지금 농민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가뭄과 폭염 속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고통을 감안하면 대충 넘길 사안이 아니다.

    지역민들은 이러한 의식을 가진 지방의회가 과연 얼마나 지역을 위한 살림꾼 노릇을 할지 의심이 든다고 한다. 혈세를 쌈짓돈처럼 쓰는 이들이 지방행정과 예산집행을 제대로 감독할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실태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틈만 나면 제기되는 지방의회 무용론도 이런 일들로 인해서 비롯되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고 보면 지방의회의 흥청망청 작태는 산청군뿐만 아니라 도내 곳곳에 깔려 있다. 지방의회가 부활된 이후 의원들의 연수활동은 끊임없이 여론의 비판을 받아 왔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이유를 불문하고 산청군의회의 연수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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