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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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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보약은 제대로 된 약재로- 이병직(창원시한의사회 회장)

  • 기사입력 : 2014-08-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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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덥다, 너무 덥다, 올여름 장마는 마른장마라 시원한 장맛비도 쏟아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태풍이 몰고 오는 장대비가 반가울 지경이겠는가. 입맛도 뚝 떨어지고, 자고 나도 몸이 무겁고, 낮에는 기운도 없고 졸리기만 하다.

    기운을 팍팍 올려줄 뭔가가 없을까? 시원한 계곡물을 찾아갈까?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로 가볼까?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으면 기운이 좀 날까? 아니면, 한의원에 가서 기력을 보강하는 한약을 지어 먹을까? 한약? 어른들이 여름에 한약 먹으면 땀으로 빠져서 별 효과 못 본다고 하던데?

    복날만 되면 삼계탕, 장어구이, 오리고기, 보신탕, 용봉탕 먹으려고 전국 방방곡곡, 시골 뒷골목까지 잘도 찾아다니면서 먹는다. 그런데 왜 유독 한약을 멀리할까? 도대체 누가 이런 근거 없는 말을 만들어 냈을까?

    땡볕에서 일하는 분들은 열사병에 잘 걸리고, 실내에서 일하는 분들은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 쐬다 보니 냉방병에 잘 걸린다. 원래 있던 비염도 심해지고,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장염도 잘 걸리고, 몸이 힘들다 보니 면역력도 저하되어 감기도 잘 걸리고, 선풍기 틀어놓고 딱딱한 거실 바닥에 자고 일어나니 목, 어깨도 결리고…. 봄, 가을, 겨울보다 오히려 여름철에 오는 환자 수가 더 많다.

    계절과 상관없이 내 몸이 힘들고 아플 때 먹는 한약이 가장 좋은 치료약이자 보약이다. 우리 몸이 구멍 난 물통도 아니고, 입으로 들어간 한약이 땀구멍으로 왜 나오겠는가? 과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몸 아프고 힘들어 죽겠는데도 꾹 참고 미련하게 가을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한의원으로 가자.

    여기서 잠깐!, 마트나 시장에서 약재 사서 한약 지으려 하시는 분들. 그 약재는 식품용입니다.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의료용 약재가 아닙니다. 식품용 약재는 중금속 성분, 농약 성분, 효능 등이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말 그대로 집에서 삼계탕 만들 때 넣는 식품용으로만 쓸 수 있습니다.

    약효를 제대로 보려면 의료용 약재를 써서 한약을 처방하는 한의원으로 가야 됩니다.

    이병직 창원시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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