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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MSG,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조민형(경남대 신문방송학과 3년)

  • 기사입력 : 2015-0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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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MSG(L-글루타민산나트륨)라면 질색하신다. 밖에서 밥을 먹을 때면 항상 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며 투덜대곤 하신다. 냉정히 평가했을 때 아버지 요리 실력은 그리 좋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MSG는 넣지 않고 항상 멸치, 다시마, 새우 등을 사용한 천연조미료를 고집하신다. “아버지,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내면 MSG가 나오는 건데요.”

    다수 소비자들도 MSG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MSG의 어떤 부분이 안 좋은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MSG는 글루타민과 나트륨으로 구성돼 있다. 글루타민은 우리가 느끼는 감칠맛의 원천으로 다시마 등을 우려내는 이유가 이 글루타민을 뽑아내기 위함이다. MSG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나트륨이다. 그러나 식약처에 따르면 MSG는 아주 적은 양으로 뛰어난 감칠맛을 내기에, 소금을 적게 쓰고도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오히려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MSG가 유해하다 주장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대표적으로 MSG를 과다 섭취하면 뇌손상과 시력저하를 일으키고 심할 경우 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쥐를 대상으로 한 MSG피하주사 실험에서 얻어낸 결과이다. 이 실험은 제대로 된 실험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먹는 식품첨가제 중 MSG보다 더 무서운 NaCl이라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은 MSG로 인해 실명될 정도의 양을 주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물질이다. NaCl의 다른 명칭은 바로 소금이다. 이렇듯 식품의 피하주사 실험은 신빙성이 없다. MSG를 쥐에게 경구투여했을 때에는 1kg당 45g을 먹여도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70kg 기준으로 MSG 3kg을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괜찮다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 MSG의 1인당 하루 평균 섭취량은 3.8g에 불과하다.

    MSG의 뛰어난 감칠맛이 저급한 재료를 감춘다는 의견도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MSG가 나쁘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는 없다. 그것은 흡사 대학 조별 과제에서 저급한 발표 내용을 화려한 ppt로 포장할 수 있다면 ppt가 유해 프로그램이라 하는 것과 같다. MSG가 천연 그대로 섭취하는 게 아니라서 몸에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 몸이 같은 성분이라도 그 출처를 구분해서 다르게 반응하는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뭐라 할 말은 없다.

    어디서 찾아봐도 MSG가 유해하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세계보건기구, 미국 FDA, 우리 식약처도 인정한 완전 무해한 식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은 변함없고, 아버지가 끓여낸 국물은 맛이 없다. 맛있는 국물에 밥 말아 먹고 싶다.

    조민형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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