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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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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들·딸 두고 이대로 못 죽습네다”

탈북 사천 40대 여성 암 투병
지역 기관 등 치료비 모금운동

  • 기사입력 : 2015-06-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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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탈주민 김영금씨가 아들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영금씨 제공/

    “북한군과 중국 공안의 서슬 퍼런 감시를 피하고 몽골의 황량한 벌판에서도 살아남아 자유를 찾았는데, 행복도 잠시, 암으로 죽어간다는 게 너무 슬픕니다.”

    지난 2008년 5월 입국해 사천시 사남면에 정착한 김영금(44·여)씨. 1998년 4월 탈북한 후 김씨는 2007년 9월까지 10년 가까이 중국 길림성에서 불안하게 생활을 한 탓인지 2년 전 병마가 찾아왔다.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다행히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검진한 결과 암세포가 폐, 뼈, 쇄골 아래 림프절까지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병세가 워낙 심각해 수술은 불가능한 생태. 김씨는 약물치료로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 말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항암·신약치료 한 번에 무려 600만원씩 든다는 사실이 더 막막하다.

    김씨가 유방암 수술 후 직장을 다닐 수 없어 남편(43·한족)이 일용노동직으로 벌어온 돈으로 지난 1년여간 생활해 왔으나, 남편마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일을 못해 초등학교 6학년 딸과 여섯살 아들 등 네 식구가 최저생계비로 버텨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힘들어 지난달 16일 어쩔 수 없이 아들은 사회복지시설에 맡긴 상태다.

    그러다 북한이탈주민과 멘티-멘토 결연활동을 해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천시협의회가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되면서 지난달 22일 정기회의 때 즉석 모금을 통해 180만원을 모았다.

    이어 지난 4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사천시 사회복지담당, 북한이탈주민지원협의회, 평통 사천시협의회, 대한적십자사 사천지구협의회, 사천경찰서 등 관계기관 실무자회의를 갖고 김씨를 위한 여러가지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실무자들은 두 자녀를 생각해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한 김씨를 돕기로 하고 평통 사천시협의회 180만원, 희망나눔회 생계비 80만원,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기금 300만원을 우선 지원키로 했다. 또 각종 복지재단을 통한 지원 요청과 지역 독지가를 통한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지원 문의는 사천경찰서 보안담당(☏ 055-832-0113)으로 하면 된다.

    정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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