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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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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우조선 부실, ‘낙하산 인사’ 치부 드러나

  • 기사입력 : 2015-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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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조원을 넘는 천문학적 손실을 감춰 왔던 대우조선해양의 치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2008년 3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 18명 중 12명이 정피아·관피아 출신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사외이사 3분의 2가량이 이들로 채워지면서 정권의 보은인사로 악용됐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나 청와대에 연줄이 있는 사람들로 메워진 사실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한 사외이사들로 인해 초대형 부실 등 작금의 경영문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딱히 경영책임을 물을 사람이 없는 ‘주인 없는 회사’의 근본 비리가 밝혀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참신성을 확인해야 할 인사에 낙하산 인사 관행이 재현된 원인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복합적인 배경이 깔린 대우조선해양의 현재 위기에 부채질을 한 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 대다수는 거수기 노릇으로 회사의 부실을 묵인·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민혈세(공적자금)로 되살아난 대우조선해양이 방만하게 운영되면서도 관리·감독을 거의 받지 않은 원인 중 하나다. 이러다 보니 기업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도대체 이 회사에서 그간 무슨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매우 의심스럽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정권별로 분석하면 이명박 정부 7명, 박근혜 정부 5명이 낙하산 임명으로 대부분 정피아임이 확인됐다. 어느 누가 봐도 선거 ‘공신’들에 대한 노골적인 논공행상(論功行賞)이라고 여겨질 만하다. 공기업 개혁을 천명하고 나선 현 정부가 낙하산 인사 근절 의지가 정말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런 엉망진창 인사의 원인을 끝까지 찾아내어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낙하산·보은·정실 인사에 대해 언제쯤 정신을 차릴 것인가. 오래전부터 낙하산 인사의 구태와 구습이 타파되길 전 국민이 간절히 원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리가 결코 정권실세의 전리품이 아님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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