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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기후 변화대응, 이제는 남의 일 아니다- 이정환(재료연구소 부소장)

  • 기사입력 : 2016-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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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낮에는 봄의 기운이 한껏 느껴지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해 준다. 필자가 어린 시절의 겨울은 삼한사온이라는 규칙성 때문인지 추웠지만 고향처럼 친근한 맛이 있었다. 하지만 올겨울은 근래에 보기 드물게 유난히 추운 날들도 많고 가끔은 장마가 무색하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에 낯선 기분이 드는 건 필자만의 기분일까 궁금하다. 지난겨울, 익숙하지 않은 날씨의 원인은 지구의 온난화 때문이라고 방송에서 전한다. 일상생활에 묻혀 있는 개인이 기후 변화라는 전 지구적이고 거시적인 주제에 대해 고민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도 기후 문제는 심각한 주제로 논의가 되는 등 우리 생활을 넘어 생존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2015년 12월 지구온난화를 막고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 나라가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최종 합의에 서명했다. 파리 협약은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었던 1997년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 지켜야 하는 구속력 있는 첫 합의다. 과거에 교토의정서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개도국의 온실가스가 크게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배출량은 1990년 대비 35%가 증가했다.

    새 기후변화 체제의 장기 목표로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1.5℃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또한 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에는 2010년 대비 40~70%까지 줄이며, 2100년경에는 배출량이 없도록 한다는 목표가 설정됐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사람이 마시고 산업에 필요한 물 부족의 직접적인 원인의 하나가 된다. 전 세계의 연간 물 요구량은 2030년경에는 6조9000억㎥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현재 가능한 물 공급량보다 40%가 많은 것이다. 세계 인구의 약 40%가 하천 유역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도시화는 계속 진행되어 OECD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30년경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 부족을 겪는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UN의 세계물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수자원이 1700~2500㎥ 정도의 물 취약국가에 해당한다.

    경남의 대부분을 굽이돌아 흐르는 낙동강과 남강은 삼한과 같은 고대문명의 발상지가 됐고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의 생산기지가 세워지는 기반이 됐다.

    해가 갈수록 강도를 더하는 이상기후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330만 경남도민의 보금자리를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기틀이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재료연구소는 이상의 우리 사회가 당면한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 ‘기후변화대응 소재연구센터’를 설치했다. 소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근원적인 기술로 수송기기의 경량화와 친환경 제조기술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의 저감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화석연료를 벗어난 풍력, 태양광 등의 친환경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에 새로운 산업의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의미를 가진다.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술효율 향상이 아니라 기술 융합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필자와 같은 연구원들은 과거에 경험한 적 없는 빠른 기술변화의 소용돌이에 던져질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기술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계획 자체는 쓸모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는 아이젠하워의 말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돼야 한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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