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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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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1% 기적 (2) 소이증 앓는 6살 박태훈군

엄마는 수술비 걱정뿐인데…한없이 밝기만한 태훈이
오른쪽 귀 작은 ‘선천적 기형’
4살 쌍둥이 남동생도 몸 아파

  • 기사입력 : 2016-04-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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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에 사는 박태훈(가명·6)군은 ‘소이증’이라는 선천성 기형을 앓고 있다.
     
    소이증은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정상보다 훨씬 작고 모양이 변형된 것을 말한다.
     
    태훈이는 현재 오른쪽 귀에 소이증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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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이증을 앓고 있는 태훈군이 최근 수술을 받아 머리와 귀에 붕대를 감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소이증= 어머니인 김현숙(가명·32)씨는 임신 5개월 때쯤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다 아기의 귀 크기가 다르다는 진단을 받았다. 큰 병원으로 가서 재검진을 했지만,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

    청력검사를 해봤더니 감각신경이 없는 것으로 진단받았고, 고도난청으로 오른쪽 귀로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래서 또래보다 언어발달이 늦고, 발음이 어눌해 의사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이증은 청력만 앗아가지 않았다. 소이증으로 오른쪽 귀와 턱뼈가 왼쪽보다 작아 얼굴 변형이 일어나고 있다. 정면에서 보면 삐뚤어진 모습이다. 태훈이는 가끔 어머니에게 “내 얼굴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한 해 두 해 더 나이를 먹어갈수록 비대칭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난 2월 태훈이의 귀를 고치기 위해 재건수술을 했다. 뭉쳐 있던 귀는 일반인의 귀처럼 펴졌다. 하지만 수술 후유증 때문에 현재 1주일에 한 번은 서울에 있는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다. 아직은 정상적인 귀 모습을 갖추지 못해 2차 수술이 필요하지만, 수술비용(약 600만원)만 생각하면 어머니 김씨는 가슴이 갑갑해져 온다.

    ◆쌍둥이 동생들도 아파= 태훈이에게는 1살 아래인 여동생과 쌍둥이 남동생이 있다. 여동생은 비교적 건강한 편이지만, 쌍둥이 승효(4)와 승진(4)이는 태훈이처럼 몸이 좋지 않다. 쌍둥이 동생은 미숙아로 태어났다. 형인 승효는 태어날 때 폐에 문제가 발생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생사를 다퉜다. 또 심장에 바늘구멍 크기의 구멍이 나 있어 자칫하면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동생인 승진이는 승효보다 비교적 건강하지만 폐가 약하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탈장’도 앓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태훈이네 가족의 삶은 녹록지 않다. 어머니 김씨와 아버지 박재민(가명·38)씨는 2011년에 만나 가정을 꾸렸다. 서로 힘든 가정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이들 부부는 태훈이와 쌍둥이 형제의 질병 치료로 수입 대부분을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어머니 김씨가 공황장애까지 겪으면서 남편 재민씨도 직장을 그만두고 양육과 가사를 돕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월 100여만원 남짓한 돈과 재민씨가 벌어오는 부정기적인 수입으로 여섯 식구가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병원 입원치료가 잦고, 각종 양육비, 주거비 등으로 생활고를 겪어 카드빚만 쌓여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는 태훈이의 수술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엄마의 바람은 하나뿐= 하루하루를 지내기도 벅찬 상황이지만, 어머니 김씨는 무엇보다 태훈이의 ‘소이증’이 하루빨리 완치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버텨나가고 있다.

    김씨는 “태훈이가 밝은 모습으로 지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태훈이를 보고 나 역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하루빨리 태훈이의 귀가 정상으로 돌아와 어린이집도 가고 친구들과 뛰어놀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태훈이의 2차 수술은 오는 8~9월로 예정돼 있다.
     
    글·사진= 고휘훈 기자

    ※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 ☎ 055-237-9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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