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5일 (수)
전체메뉴

북한, 홍수피해·복구 부각시킨 이유?

대북 제재 추진에 ‘분위기 전환’ 의도
재난상황으로 사회 결집하려는 속셈

  • 기사입력 : 2016-09-20 07:00:00
  •   
  • 메인이미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고무산청년역-무산역 구간 철길이 복구돼 평양시간으로 지난 17일 오후 5시 홍수피해 후 첫 열차가 무산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간은 총 28곳에 7만㎥ 이상의 토사물이 쏟아지는 등 피해가 극심했던 곳 중 하나다./연합뉴스/


    북한 매체가 최근 연일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 피해와 복구 상황을 부각하고 있어 의도가 주목된다.

    ◆“해방 후 대재앙” 선전 =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4일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지구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홍수) 피해는 해방 후 처음으로 되는 대재앙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인명피해는 수백 명에 달하며 6만8900여 명이 한지에 나앉았다”고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조선중앙TV와 선전매체 ‘내나라’도 잇달아 집이 무너지고 철길이 유실되는 등 참혹한 홍수 피해 현장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했다.

    북한은 과거 홍수 피해를 입을 때마다 각계의 복구 노력을 소개하며 최고지도자의 지도력과 주민들 간 협력 성과를 선전해왔지만, 이처럼 ‘해방 후 대재앙’ 등 극도의 표현으로 피해를 부각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지난 2012년 두 달간 북한 전역에 내린 비로 800여명 규모(사망·실종·부상)의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피해 상황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는 대체로 수치를 간략하게 나열하는 정도였다.

    북한이 과거 1995년(사망·실종 68명), 1996년(사망·실종 116명), 2007년(사망·실종 1200명, 부상 4300여 명) 등 이미 여러 차례 이번보다 결코 덜하지 않은 극심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는 점도 올해의 보도 양태를 주목하게 하는 측면이다.

    ◆의도는 무엇? = 북한의 이러한 모습에는 먼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국제 사회가 추가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상황에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예년보다 심한 홍수로 예상 밖의 막대한 피해에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반도 정세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북한의 노림수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시점에 북한은 수재(水災)를 부각하는 일종의 전략적 싸움을 벌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정부 당국에 ‘불만’을 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도리어 사회의 역량을 결집하는 계기로 ‘반전’시키려는 김정은 정권의 의도도 담겼다는 해석이다.

    실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1면 사설에서 “북부 피해 복구 전투는 우리 내부를 와해시키고 우리의 사회주의를 압살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적대 세력들과의 치열한 대결전”이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