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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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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의원 5분 자유발언, ‘홍비어천가’ 부를 땐가

  • 기사입력 : 2016-09-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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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의회의 역할은 막중하고 지난하다. 도의원은 당선 순간부터 정당이나 공천자보다 도민 대표로서의 정치적 책무를 부여받게 된다. 도의원 개개인 모두가 도정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도의회 역할의 중심에 서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은 본회의에서 심의 중인 의안이나 청원, 기타 중요 관심 사안에 대해 수렴한 민의를 토대로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22일 후반기 원 구성 이후 처음 열린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참여한 대다수 의원들의 모습은 지극히 실망스럽다. ‘지사님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도민들의 귀를 의심케 한다.

    이날 나온 발언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민망스러울 정도다. 도정에 대한 쓴소리나 질책은 고사하고 도정을 옹호하고 도청에서 발표한 내용을 재탕하는 수준이었다. 더욱이 홍준표 지사에 대해선 칭송을 빠뜨리지 않았다. 앞서 박동식 의장이 개회사에서 지진과 관련해 철저한 시설 점검과 대책 강구를 요구하고, 조선·해운산업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자유발언에선 언급조차 없었다. 아무리 자유발언이라곤 하지만 자신들의 ‘자유’만 난무하고 도민들의 바람은 안중에 없는 듯했다. 도의회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부끄러운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도정이 잘 굴러가고 있다면 칭찬에 인색할 이유는 없다. 과연 그런가. 지금이 ‘홍비어천가’나 한가하게 부를 때인가. 짚어야 할 중요 관심사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경남 실업률이 3.7%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콜레라 발생으로 거제·통영지역 경제는 암울하기만 하다. 지진 여파에 따른 원전 등 대책 마련과 향후 계속될 지진에 대비한 철저한 시설점검과 대책도 시급한 상황이다. 진행 중인 홍 지사의 재판이 도정에 미칠 영향도 도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도의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이나 위상만을 생각한다면 도의원 배지는 떼는 게 낫다. 스스로의 존재 이유와 도민들의 기대를 깊이 헤아려 봐야 할 것이다.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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