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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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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귀하신 몸- 김영근 (경남한의사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 2017-0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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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인체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평소 삶의 무게를 감내해 나가다 아프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할 경우 몸이 얼마나 귀한지 비로소 느낀다.

    우리 몸은 75조 개 이상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표적으로 머리·가슴·배·손·발로 구성된다.

    얼굴에는 크게 눈과 귀, 코, 입이 있는데 눈과 귀, 콧구멍은 둘인데 하필이면 왜 입은 하나일까 하는 데 의구심이 간다.

    두 눈을 통해 가능한 한 좋은 것을 많이 보도록 하고, 두 귀를 통해 이로운 소리만 새겨들어 현명한 처사를 하도록 귀한 몸을 주셨다.

    그러한데도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 ‘티끌’만 보이는 법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좋은 것만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쁜 것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사람은 좋은 말만 하는데 나쁜 사람은 나쁜 말만 하는 것이다. 아라비아 속담에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내가 말을 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는 뜻이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는 점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 ‘입술의 30초가 가슴에 30년이 된다’는 말도 있으니 가급적 말은 적게 하고 할 말도 가려서 해야 한다.

    경청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 지혜이며 자양분이다.

    인생에서 가장 긴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것이라 한다. 마음이란 재료를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행복의 미각(味覺)도 달라진다. 이 세상에 신뢰하는 마음, 즉 믿음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이다. 배(腹)는 야구에서 포수와 같이 넓은 시야를 갖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섭취한 음식을 잘 소화시켜 영양을 골고루 배분하고 몸의 균형을 잡아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한다.

    손의 효용가치도 엄청나다. 우선, 주위를 청결히 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손이다. 남의 등을 두드려 격려를 해 줄 때도, 부족함을 채워 줄 때도 손의 위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또 남을 위해 봉사를 하는 데도, 알찬 정보를 공유하는 데도 필요불가결한 것이 손이다.

    무릇 사람을 볼 때 입이 아니라 발을 보라는 말이 있다. 발의 소중함을 표현한 말이다. 발은 우리 몸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 어렵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한다. 눈이나 입, 머리처럼 교만하지도 않다. 항시 나아가야 할 목표가 정해지면 그저 묵묵히 몸소 실천하며 자기 역할을 다한다. 시기나 비난, 중상모략과도 거리가 멀다. 어려운 일이 부딪쳐도 맨 먼저 앞장서서 자기의 소임을 다하고 몸을 지탱해 주며 항시 균형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게 발이다.

    하지만 우리 육체는 20대 후반부터 노화가 서서히 진행된다. 세월에 장사 없듯이 누구나 마흔이 넘어가면 노안이 온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기며 올 한 해도 활기찬 나날 되시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김영근 (경남한의사회 사무처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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