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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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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인생의 흔적-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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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 자신의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정말 착하게 살았을까?’, ‘남에게 피해만 주는 파렴치한 인간으로 살지는 않았을까’,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을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살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인생을 되짚어 보곤 한다.

    ▼‘언어의 온도’ 저자 이기주는 ‘마모의 흔적’편에서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보고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알 수 있다는 말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살아온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자동차의 발에 해당하는 타이어의 정식 명칭은 원래 ‘러버 휠(Rubber wheel)’이었다고 한다. ‘고무바퀴’라는 뜻이 담겨져 있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타이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그 뜻이 재미있다. 자동차 부품 중 가장 피곤한 게 ‘타이어(tired)’라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한다.

    ▼자동차의 발에 해당하는 타이어를 피곤하게 하는 운전자들의 습관은 타이어에 나타난다고 한다. 운전에는 ‘3급’이 있는데 ‘급출발’, ‘급제동’, ‘급가속’을 말한다. 이를 밥 먹듯 하는 운전자들의 성격은 한결같이 삐딱하고 과격한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이처럼 타이어의 마모 상태에 따라 그 사람의 운전 습관이나 성향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탐독 후 괜스레 세워진 자동차 타이어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과연 나는 오늘 타이어에 어떤 자국을 새겨 놓았을까?’ 상념에 잠기곤 한다. 마모된 흔적을 복원하면 내가 지나온 길과 그 여정에서 취한 삶의 태도를 짚어볼 수 있을까?

    ▼사람의 성격은 사소한 데서 드러난다. 그건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고 갑자기 바꾼다고 해서 바뀌지도 않는다. 이런 이치는 우리네 일상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과 자연의 이치에도 그대로 드러나는지도 모른다.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을 뿐더러 쉽게 사라지지거나 변하지도 않는다. 언젠가는 의도하지 않는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기에 항상 매순간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소중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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