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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위한 제언- 정삼석(창신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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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06년 2만달러를 돌파한 후 11년째 2만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작년 기준 정확히 2만7561달러로 3만달러 달성은 못했다. 성장세 정체로 인해 앞으로의 미래는 더욱 불안하고, 가계소득은 작아지고 빚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처지이다. 그동안 우리경제가 얼마만큼 녹록지 않았는지 피부로 와닿게 해주는 대목이다.

    국민경제 성장은 한 나라 역사의 연장선에 있고, 또 역사 속에는 흥망(興亡)이 있다. 무엇이 국가의 흥망을 결정하는가? 역사학자 슈펭글러는 생명주기이론으로 흥망을 설명했고, 경쟁력 없는 국가도 유기체처럼 결국 사멸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한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역사 속의 흥망을 설명했다. 가혹한 자연환경과 외적의 침입 등에 응전에 성공하면 계속 존속하거나 발전할 수 있고, 실패하면 소멸한다는 것이 토인비의 역사 가설이다. 그러면 국가의 경우, 도전과 응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를 국민소득 1만달러로 만든 것은 저렴하면서도 수준 높은 노동력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인건비 국가 중 하나다. 더구나 높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노사관계는 서로 불신하고 적대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우리나라 장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도 우리는 1970년대의 석유 에너지위기와 1997년 IMF, 2008년 2차 금융위기 등 무수한 도전을 받았고, 그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도전을 제때 인식하고 그에 응전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주체를 토인비는 창조적 소수라고 불렀다. 한국을 국민소득 1만달러 국가로 만들 때에도 훌륭한 지도자, 기업가 등 창조적 소수자가 있었다. 창조적 소수자는 조직의 상위층만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성공시킨 경쟁력은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해 준 수준 높은 노동력이다. 그렇다고 인건비가 낮은 외국으로 기업을 옮기는 것은 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것은 다음 세대의 고용을 악화시켜 나라의 장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지금은 인건비가 싼 나라도 머지않아 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중국에서 값비싼 경험을 하고 있지 않은가?

    참된 의미의 ‘응전’은 높은 인건비를 부담하면서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실력을 구축하는 데 있다. 노사화합의 창조적 조직문화, 시대 변화에 따른 제품 아이디어 창출, 그리고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될 첨단기술 개발 등 이런 일들이 장기적 안목에서 참된 ‘응전’이 될 것이다. 이제 과거 국민소득 1만달러를 가능케 한 주역인 ‘고마운 그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우리는 3만달러 시대를 ‘창조적 소수’에 기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가의 흥망은 슈펭글러의 생명주기이론과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 이론을 결합함으로써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노사문화의 경직, 강성노조, 제조업 공동화, 북핵문제 등 우리 흥망을 결정하는 ‘도전’을 제때 인식한 후 이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할 수 있는 창조적 소수의 등장이 국가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제1의 필요조건이 된다. 우리 경제가 지난 11년 동안 국민소득 2만달러에 머물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과오에 기인한 응전의 실패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부터 성장률 3% 이하의 저성장시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도래를 저성장위기의 큰 징후로 꼽는다. 이 모두가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이겨내기 어려운 뿌리 깊은 도전의 문제다. 이제 며칠 후면 대통령 선거일이다. 저출산 고령화, 북핵문제 등 주변의 도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줄 아는 창조적 지도자를 우린 반드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선택한 후보의 응전 능력에 따라 우리나라 흥망이 결정되는 역사적 큰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정삼석 (창신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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