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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내 자녀 성공과 삶의 궁극적 목적 ‘행복’에 둬야- 최환호(경남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 2017-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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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부터 올해까지 OECD국가 중 ‘어린이 행복지수’가 내리 9년째 꼴찌를 기록 중이다. 성적 압박과 학습 부담, 부모와의 관계에서 온통 신음 중이다.

    성적 압박과 학습 부담은 2013년 발간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에 잘 묘사되었다. “학생들은 하루 12시간 학교에서 지내며 한 편의 서사시 같은 일과를 보낸다. 한국 교육은 압력밥솥, 한국 학생들은 아동 철인경기 출전자다.”

    근착 아동을 대상으로 한 2가지 조사 결과. 하나는 한국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이 경제 발전 수준이 우리보다 한참 뒤처진 네팔과 에티오피아보다 더 떨어져 꼴찌라는 사실. GDP와 아동의 행복감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가 다시 확인됐다. 다른 하나는 전국 초등학생 2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아빠와 주로 대화한다는 응답자가 고작 15%에 불과했다(가족과의 대화시간-OECD 평균 2시간 30분. 한국 48분). 거의 대화절벽 수준이다.

    연간 6만여 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수백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고통 속에 허덕이기는 매일반이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성적이 좋은 대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힘겨워하고, 학습의욕을 잃고 학습에서 배제된 아이들은 자존감을 잃고 방황하거나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에 시달린다.

    우리의 아동교육은 아동의 행복을 위한 삶의 질 개선에 있지 않고 대입을 목표로 치열한 성적경쟁 교육에 올인해 왔음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준 것이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발표한 ‘2015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비율이 초등학생 17(12)%, 중학생 39(28)%이고, 고등학생은 56(44)%나 된다. ( )안은 2012년 수치.

    광복 70여 년 동안 우리 아이들을 절체절명의 궁지에 빠뜨린 채 희희낙락 천민자본주의자로 별별 꼴값을 다 떤 죄가 크다. 그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불행한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살도록 교육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선진국들은 국가 미래를 위해 자본 중의 최고 인적자본, 아이들을 행복하게 교육시켜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하였으니까.

    30년간 전국 학부모·교(공무)원·직장(사회)인 등을 대상으로 행복교육의 실행방법을 강의하노라면, 행복의 기본개념부터 실행방법까지 거의 무지한 실정인즉.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체득해야 한다.

    특히 최초의 교사인 부모부터 행복을 배워 자녀에게 가르쳐야 한다. 최초의 학교인 가정을 행복의 학교로 만들어 가야 하리.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좋은 훈련이나 습관을 통해 행복을 지켜갈 수 있다(니코마스 윤리학)’고 역설했음인즉. 세계인구의 0.2%, 노벨상의 29%를 수상한 유대인의 성공 비결이 궁금한가. 가족이 둘러앉은 행복한 저녁 식탁에서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지혜와 문화 덕분에 남다르게 성공한다(미국 유대인 변호사 앤드루 서터. ‘룰’). ‘집에서 행복하다면 인생의 반 이상이 행복하다.’ “가정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충실함으로써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삶과 가정과 공동체를 디자인할 수 있다.(어맨다 탤벗. ‘about happiness’).”

    지금 당장 유·초·중·고 교육과정에 실천적 행복교육부터 편성하여 가르쳐야 하리. 행복한 사람이라야 성공하며, 장수를 누리다 행복하게 죽는 법.

    고로 내 자녀 성공과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에 둬야 할 터.

    최환호 (경남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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