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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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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을이 오는 소리-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08-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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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간의 음악여행’을 주제로 창원 일원에서 열린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지난 주말 막을 내렸다. 공연을 지켜보면서 창원시민들의 음악에 대한 예의가 참 많이 달라짐을 새삼 느꼈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공연 중간중간에 시도 때도 없이 울려 퍼지는 박수 소리에 지휘자는 물론 연주자들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이젠 이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공연 관람 중 박수에도 타이밍이 있다. 초보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맞닥뜨리는 첫 ‘난관’이 박수일 것이다. 어떨 땐 ‘브라보(Bravo)까지 외치며 박수를 치는가 하면, 어떨 땐 작은 박수에도 비난의 눈총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관현악 공연의 경우 관례적인 박수 타이밍이 한 곡이 완전히 끝났을 때 치는 게 원칙이다.

    ▼공연 후 ‘브라보’를 외치는 관객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브라보(Bravo)는 이탈리아말로 ‘좋다, 잘한다, 훌룡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열정을 쏟아낸 연주자, 성악가, 연기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찬사다. 하지만 이 또한 남성과 여성, 남녀 혼성 등에 따라 말을 달리 써야 한다. 남성의 경우 ‘브라보’, 여성의 경우 ‘브라바’(brava)’, 여성이 여럿일 때 ‘브라베(Brave)’, 남녀 혼성일 때 ‘브라비(bravi)’라고 부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의 감동인 거 같다. 박수가 감동의 산물인 만큼 연주자의 공연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박수를 치며 흥겹다면 원칙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지나면서 한낮은 무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분다. 9월이면 공연장마다 풍성한 공연들이 쏟아질 것이다.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연극, 무용 등등…. 노랗고 빨갛게 물든 산과 들을 보며 감성에 젖어 무작정 길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인근 공연장을 찾아 귀에 익숙한 곡들과 공연을 보며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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