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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골프 외교-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7-1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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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은 싱글 핸디캡을 자랑하는 소문난 골프 애호가다. 올해 1월 취임한 이후 10개월간 62회 골프를 쳤다. 그는 올해 US여자오픈이 열린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포함해 18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US오픈 당시 트럼프는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라운드부터 마지막 날까지 매일 대회장을 방문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4라운드를 마치고 이동할 때 유리창 너머로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아베 총리 역시 골프 마니아다.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 유지를 위해 자주 골프를 치는데 실력은 평균 90타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베는 얼마 전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와 ‘골프 외교’를 했다.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에 있는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했고 이 자리에 세계 랭킹 4위인 프로골퍼 마쓰야마 히데키를 참여시켰다. 아베는 트럼프가 좋아하는 황금색으로 ‘도널드와 신조, 동맹을 더 위대하게’란 문장을 자수로 새긴 모자도 선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골프를 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에 ‘민중적인 삶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노 변호사’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없어졌다’면서도 ‘그다음에는 시간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아베의 골프 접대에 트럼프가 흡족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이 박성현을 동반시켜 트럼프와 라운딩을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장시간 같이 운동하고 식사도 하면 두 정상이 좀 더 친밀한 관계가 됐을 것이고 국익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골프 대신 산책으로 친교외교를 했다. 골프면 어떻고 산책이면 어떤가. 정상 간 이벤트를 통해 실익만 얻으면 되는 것 아닌가.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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