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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다시 제복을 입고 경제 일선으로- 김종도(삼강엠앤티 부회장)

  • 기사입력 : 2018-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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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말 본격적으로 산업화 단계로 접어들던 때에 취업을 하여 전문 직장인이 된 지 30여년 만에 은퇴를 하고 2년이 지나서 또다시 제복을 입고 경제 일선으로 나온 지도 벌써 아홉 달이 지났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한 국제유가 폭등락 이후 2012년부터 석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시현된 대한민국의 조선·해양사업의 호황기가 2014년을 정점으로 유가폭락과 동시에 내리막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무리하게 수주한 공사가 부실화되면서 발생한 적자로 취약해진 재무구조에다가 세계적인 시황악화로 인한 수주 부진이 겹쳐 물량부족, 고용불안의 악순환이 산업계를 덮치고 있는 현장에 왜 돌아왔는가?

    현재 기업부실의 근원이 된 경영을 과거에 담당하였던 책임이랄 수도 있고, 지난 30여년간 직장인으로서 혜택을 누리게 해준 업계에 대한 보답, 아직도 효용성이 있는 지식이나 지혜, 의지와 열정이 남았다면 이를 바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현장으로 나왔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부닥치면서 예전과 다른 입장에서 산업과 경제, 사람에 대하여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경제는 산업을, 산업은 기업을 근간으로 한 생태계라고 볼 수 있으며, 기업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인 공급체인과 가치사슬의 연결에 의한 자재공급, 부품제공 그리고 조립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하청사가 유기적으로 연결을 이루면서 공존하는 것이다.

    지금 3년 이상 계속된 불황기를 맞아 대기업 스스로도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판에 협력업체에 일감을 나누어 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대기업에 의존하던 중소기업은 생존의 문제에 부닥치고 있다. 이렇게 공급역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환경에서 대기업은 협력사보다 자체공급을 우선 고려한다면 중소기업이 설 땅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대기업 자급률 확대가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경쟁력이 상실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요부족의 상황일수록 경제논리, 즉 우리도 할 수 있다가 아닌 누가 더 잘하느냐에 따른 분업과 공조가 필요한 때이다.

    중소기업의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글로벌 경제화한 지금은 국경을 벗어난 무한경쟁의 시대, 글로벌 아웃소싱과 네트워킹의 바탕에서 생존방향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목표로 하였던 국내 동종업계에서 1~3순위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클래스가 되어야 하며, 세계시장을 상대하여 고객을 개발하고 일감을 확보하여 생존과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에 의존하거나 배려를 기대하기보다는 스스로의 가치로 대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때만이 차원 높은 공존, 공영의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특정 대기업에 예속될 것이 아니라 독자생존도 동시에 모색하여 적절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21세기 경제 환경에 적응하여 발전할 수 있는 사업체와 벤처기업이 많이 탄생하고,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이 상생하면서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자의 사명이요 근로자의 의무이며 모든 업계 종사자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여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사회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는 청년실업, 조기 퇴직에 따른 장년층의 고용문제에 대한 최선의 대책일 것이다.

    기업가가 애국자로 인정받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 공영하면서,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 사회, 금융, 언론은 물론 우리 모두의 공감과 성원이 절실한 때이다.

    김종도 (삼강엠앤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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