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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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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사 바로잡는 창원 ‘강제징용 노동자상’

  • 기사입력 : 2018-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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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8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창원에 세워졌다.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건립 경남추진위는 1일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서울 용산역, 인천 부평공원, 제주 제주항에 이어 전국 네 번째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시민, 상인, 학생들이 기금을 마련해 건립한 것이다. 노동자상은 곡괭이를 든 탄광 노동자와 성 노예로 동원된 10대 소녀, 부모·형제를 잃고 눈물을 흘리는 남자 아이 등 3명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역사의 질곡에서 청산되지 못한 일제가 우리에게 저지른 악행들을 결코 잊지 말자는 의미다. 70년 넘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강제징용 문제를 가슴에 새겨 기억하자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

    해방 이후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누구보다 가슴 아픈 사람들이 있다.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통한의 세월을 살다 간 수많은 피해자들이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일본 본토는 물론 남태평양, 사할린, 만주 등지로 끌려갔다. 전장에서 총알받이로 스러지거나 혹독한 노역에 시달렸던 민족적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같이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까닭에서 세워진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후세를 위한 교훈의 장이다. 그래서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마음으로 어렵사리 마련된 1억7000만원의 건립기금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건립비에는 “참된 역사청산을 이루겠다는 350만 도민의 뜻을 담아 이 상을 세우다”고 새겨져 있다.

    숱한 세월 우리는 광복의 감격보다 일제의 인권유린을 놓고 솟구쳐 오르는 민족적 분노를 자제해 왔다. 해마다 찾아오는 광복절에 비분을 느껴야 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불행했던 과거사를 그냥 덮고 가려는 일본은 자신들의 역사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적당한 외교적 수사로 일관하면서 그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제대로 했던가. 이제라도 지난 시대의 만행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길 강조한다. 이번 노동자상 설치를 통해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역사를 왜곡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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