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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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매달리다 무산된 ‘애버딘대 캠퍼스’

  • 기사입력 : 2018-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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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려 3년째 질질 끌어온 영국 애버딘대 한국캠퍼스 유치가 결국 없던 일로 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하동군 갈사만 조선해양산업단지에 한국캠퍼스를 열기로 했지만 무려 세 번이나 개교가 연기되면서 무산된 것이다. 해양플랜트 인력 양성을 목표로 경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이 좌초됨에 따라 정책집행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3년 도와 애버딘대학교 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투입된 91억원의 혈세 중 상당액이 사라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중재 등 어떤 방법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느냐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모두 회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다. 도와 하동군은 이런 지경에 도달할 때까지 과연 뭘 했냐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게 된 대목이다.

    애버딘대 한국캠퍼스는 조선해양산업 경쟁력 제고와 세계엔지니어링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됐다. 해양플랜트의 각종 장비와 조선기자재의 국산화에도 막대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애버딘대는 해양플랜트 경기침체, 학생모집 애로 등 재정적자를 우려해 개교를 연기했다. 결국 프로젝트 철회 의사를 통지하면서 문을 열지 못한 것이다. 이제 투자비 회수와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도는 대형 로펌을 선임해 애버딘대와 프로젝트 종료에 대한 협의에 대응하기로 했다. 아울러 용도변경 등을 통한 기존 한국캠퍼스 시설물의 활용방안도 조속히 찾아줄 것을 당부한다.

    우여곡절 속에 표류하다 개교 무산으로 끝나버린 애버딘대 한국캠퍼스의 후유증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도와 하동군은 당장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고 지역주민의 실망도 클 것이다. 조선해양플랜트 경기가 악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을 하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대학교 캠퍼스 유치라는 실적에 매달려 애버딘대에 끌려다닌 결과다. 장밋빛 청사진이 치밀하지 못한 추진으로 질타를 받을 상황이다. 행정력의 한계를 보여준 이번 사례가 여타 지자체 현안사업의 교훈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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