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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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기조연설

“경제·예술·스포츠 통해 한반도 평화 해답 찾자”
“스포츠·평화 메시지 만난 창원서 지성·의지 갖고 평화지도 그려야”

  • 기사입력 : 2018-09-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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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은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지난 10년간 세계평화 증진에 노력해온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또한 국제 스포츠의 중심 기구인 IOC 윤리위원장으로서, 이번 창원의 경우처럼 스포츠와 평화의 메시지가 직접 만나는 현장을 보면서 참으로 기쁜 마음이 듭니다.

    이번 포럼은 경제협력·문화 예술·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 실현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세계평화란 국제정치의 문제를 넘어 경제와 문화와 스포츠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포괄적인 인식이 깃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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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경제협력이 평화의 필수적 조건이라는 것은 이미 근대 정치 경제학의 창시자인 아담 스미스가 시사한 바가 있고, 유럽연합은 가장 대표적인 역사적 실례입니다. 남북한의 경제협력도 한반도 평화 정착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비핵화의 결실로 대북 제재가 걷히고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사업, 남북철도 사업 등이 이루어지면, 향후 30년간 대한민국은 170조원, 북한은 250조원의 경제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평화의 경제적 효과를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문화예술교류의 중요성 역시 새삼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폭력과 무력의 행사는 많은 경우 상대방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인류의 역사가 어떤 의미에서 전쟁의 역사였다면, 그것은 또한 오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스포츠는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허물고 평화와 관용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원래 호모 루덴스, 곧 ‘놀이하는 인간’입니다. 스포츠는 놀이하는 인간의 본질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전 세계가 스포츠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의 희망과 약속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한 번 더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조금씩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따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경제적 초석을 놓을 남북경제협력도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UN의 책임 있는 회원국의 하나로서 우리는 남북 경제협력의 보조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노력에 맞춰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남북 경제협력과 대북 제재의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해답을 내놓아야 하며, 그래서 이번 창원포럼과 같은 학술행사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현 시점에서 한미동맹, 국제 공조, 우리 스스로의 자강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또한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문제에 관한 한, 국민 총의를 수용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일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지성의 회의주의’와 일을 적극적으로 촉진해갈 ‘의지의 낙관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이 두 가지가 잘 조합되어 한반도 평화 지도가 제대로 그려지기를 바랍니다.

    요약= 조윤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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