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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의 중심’은 의창동- 김용수(창원시 의창동 주민자치위원장)

  • 기사입력 : 2018-09-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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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서쪽에는 천주산이, 남쪽에는 남산이 있다. 천주산에서는 매년 천주산 철쭉제가, 남산에서는 매년 남산상봉제가 각각 열린다.”

    조선시대부터 창원읍성이 있어 개발되기 이전 ‘창원 중심지’ 의창동을 지리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하늘의 기둥’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천주산은 통합 창원시 출범 이전 창원과 마산, 함안 3개 시군을 아우르는 드넓은 조상들의 터전이다. 남산은 정상부에 청동기시대에서 조선시대 전기에 이르는 취락 유적이 있다. 청동기시대 및 삼한시대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방어시설인 환호와 집터, 저장시설, 조개무지 등이 있다. 4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이 출토됐다.

    천주산 정상에 올라서면 창원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산 정상에 있는 환호에 들어가 보라. 오래전 이 터전을 지키려고 했던 선조들의 숭고하고도 치열한 정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산 아래로 내려오면 어떤가. 옛 읍성 서문인 망미루를 시작으로 100년 역사의 소답 5일장, 이원수가 살았던 집터와 북동샘, 이를 기리는 ‘이원수 문학관’ 등이 있다. 창원향교도 있다.

    또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종영 조각가의 생가,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 등이 남아 있다.

    갓골에는 사육신과 함께 단종 복위를 꾀하다 부자가 처형된 충절의 터가 있다. 김녕 김씨 재실로 충의공을 배향한 세한재(歲寒齋)다. 천주산 맥이 달려와 기가 뭉친 용지봉이 재실의 뒤에 우뚝 솟아 있고, 앞은 남산에 마주해 글을 읽고 예를 익히기에 좋은 곳이라고 전해진다.

    행정적으로도 창원 62개 읍·면·동 중 서열이 1번이다.

    의창동은 600년 창원 역사의 중심지이다. 발길 머무는 곳마다 옛 정취가 발걸음과 눈길을 붙잡지 않는 곳이 없다.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도시재생 등으로 일부를 단장했지만 ‘고향의 봄’ 등 역사를 알리는 입간판 등은 도로의 각종 시설물에 가려져 있다. 어떤 경우엔 넘어지거나 부서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망미루 인근 흥한웰가아파트 입구에서부터 김종영 생가를 잇는 도로는 전신주에 전봇대가 흉물처럼 뒤엉켜 있다. 편도 2차로 도로에서 한 블록만 벗어나면 쓰러지기 직전의 주택이 담장을 마주한 채 폐허처럼 버티고 서있다.

    옛것을 보존할 방안이나 고민, 개발과 보존의 경계를 고민하지 않은 채 수십 년간 개발논리로 삽질이 된 의창동. 한쪽은 2020년, 한쪽은 1970년대로 남아 있다. 의창동의 자존심을 지키고 회복하는 도시개발정책이 지금이라도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김용수 (창원시 의창동 주민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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