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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 국치일을 기억하며 극일(克日)합시다- 조범무(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전자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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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은 경술 국치일이다. 8월 15일은 일제 치하에서 광복한 것을 기념해 국가행사로 치러진다. 하지만 빛을 다시 찾은 광복(光復)이 있다면 빛을 잃어버렸을 때가 있었을 텐데, 그때의 뼈저린 슬픔은 기억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달력에 ‘경술 국치일’이라는 표시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 표시조차 없다. 이처럼 우리의 뼈아픈 슬픔을 잊어버려도 될까. 역사는 반복된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의 노예생활로부터 탈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무교절을 지키는데, 이때 맛없는 무교병(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일주일간 먹으며 노예 생활을 하던 그 시절을 기억한다고 한다. 자녀들이 이 빵을 먹으며 “왜 이런 맛없는 빵을 먹어야 합니까”라고 투정을 하면, 부모는 “너희 선조들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면서 고통을 당하다가 탈출할 때 먹은 빵이란다”라고 그 유래를 설명하는 것으로 자손들이 그 시절을 기억하도록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서기 70년 로마 티투스에 의해 멸망되어 나라를 잃고 세계 도처로 뿔뿔이 흩어진 디아스포라가 되었지만 무려 1878년이 지난 1948년 다시 조국 이스라엘을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100여년 만에 경술 국치일을 잊어버릴 상황이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 다시 부상하는 일본을 경계해야겠고, 아울러 감정만 앞세우지 말고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그들의 기술 등을 배워 그들을 앞서겠다는 극일(克日) 정신을 함양해야겠다.

    강단에서 일본의 문화를 배우자고 하면 ‘친일’로 오해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들의 장점을 배우고 능가해야 다시 어려움을 당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본과 관련해 다분히 감정적인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만 하지 역사적으로 그리고 지리적으로 왜 우리 땅이라는 것을 학교에서 잘 가르치지 않는다.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역사학자와 지리학자들에게 독도를 연구하게 하고 교육하게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는 우리만의 노래가 될지 모른다.

    약 25년 전 일이다. 한일간 어업협정을 체결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농수산부장관이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할 때, 출국장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했다. “장관님, 이번 협상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가십니까”라고 하자 장관은 “일본 장관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니까 잘될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결과는 뻔했다. 일본 측에서는 그동안 한국의 불법어로작업 내역 등을 포함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을 자료로 제시하며 협상을 끌어갔고, 결국 아무 준비가 없었던 우리로서는 협상에서 실패한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의 후손들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게 해야 한다. 내년 8월 29일에는 전국 방방곡곡에 조기를 게양하고 그 슬픔을 떠올리길 바란다.

    조범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전자과 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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