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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국화-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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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언젠가 어느 가수의 노래 가사에서 슬픈 이별의 시작이 돼 버린 시월의 마지막 밤.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시월의 마지막 밤. 그래서 오늘은 감수성 예민한 사람과 실연의 슬픔 있는 남녀들을 애수에 젖게 하는 날이다. 추억과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가수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을 흥얼거리거나, 때론 소주 향 벗삼아 이 밤을 보내는 남녀가 많을 듯하다.

    ▼창원에서의 시월의 마지막 밤은 조금 특별하다는 생각이다. 잊혀진 연인을 그리워하며 목놓아 노래 부르든, 청춘시절 향수를 그리워하며 소주 향에 취하든, 또다시 잊힐지라도 지금 현재를 오래 기억하게 할 특별한 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창원 전역을 휘감고 있는 국화 향이다. 국화 향은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해준다. 국화 차 한잔 마시면 불면을 달랜다. 애틋한 인연의 그리움과 추억을 국화 향으로 달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실 국화는 창원(옛 마산)과 인연이 아주 깊다. 1961년부터 마산회원구 회원동 앵지밭골에서 전국 최초로 국화가 상업재배됐기 때문이다. 이후 1977년 마산합포구 우산동으로 국화재배지가 이전돼 20여 농가에서 생산했고, 1990년대 말께 진동, 진북, 진전면으로 많은 농가가 이주해 국화를 키우고 있다. 창원산 국화는 김해와 서울 양재동 등에 있는 화훼공판장 경매를 통해 전국으로 판매되거나 해외로 수출된다.

    ▼국화의 본향이 경남 창원에 있으니 경남사람과 창원사람은 오늘 시월의 마지막 밤을 국화 향에 취해 보면 어떨지 제언드린다. 지금 마산합포구 가고파수산시장 장어거리 앞과 창동·오동동 일대를 찾으면 형형색색 수십만 송이 국화가 매혹적인 향기 발산하며 인연의 그리움을 달래주고, 새롭게 기억될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화 향으로 충분치 않다면 장어거리, 어시장, 창동, 오동동의 맛집 음식에 소주 향 가미하며 시월의 마지막 밤을 기억해도 좋을 듯하다.

    조윤제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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