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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연내 답방 무산,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 2018-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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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연내 답방과 관련해 진척 사항이 없으며,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고 이제 연말도 절반이 지나간 만큼 경호, 의전 등 물리적 시간도 부족해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에 답방을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비핵화 부문에서 아직 북미 간 기싸움이 지속 중이다. 이러한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9·19 평양정상회담에서는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 폐기와 같은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북미 간 신뢰의 접점을 찾기 위한 우리의 중재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북한이 미국에 대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북미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후 북미 실무자 간의 접촉 움직임은 있으나 특별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교착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필수다. 북한으로서는 남북정상회담보다는 북미정상회담에 올인해야 할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을 하더라도 비핵화와 관련된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둘째,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도 현재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다. 올해 이미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많은 사항에 합의했다. 물론 그 합의사항들은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 남북 정상 간 만남이기 때문에 새로운 비전과 사업들을 제시해야 하는데 북핵협상의 지연에 영향을 받고 있다. 남북이 새로운 합의를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고려한 듯하다.

    셋째, 준비 기간의 부족이다. 준비 기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어 있다. 국민 60~70%가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환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견해도 있다.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나 이용호 외무상 등 북한 고위층의 외부 출장도 변수로 작용한 듯하다.

    결론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답방은 어렵지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년 초에 반드시 개최되기를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사와 자신감을 거듭 내비치고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입장에서 내년도 신년사를 통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밝히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재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정상회담이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곧바로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G20 한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을 하게 되면 자신의 우호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우리를 통해 미국의 의사를 탐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한편 우리가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대비해 남북관계의 토대를 닦는 일은 계속해야 한다. 철도 연결에 대비해 착공식을 준비하는 것, 제 분야의 남북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같은 인도적 사안의 협의,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 간 사회문화분야 교류도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남북정상회담은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 신년 초에 개최된다면 내년도 남북관계의 훈풍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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