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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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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발암물질 ‘벤조피렌’ 측정 장비 없는 경남

  • 기사입력 : 2018-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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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콘 공장 주변의 대기 오염 물질을 측정해달라는 김해시 진영읍 주민들의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경남도엔 정작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벤조피렌을 측정하는 장비가 없다고 한다. 현재 벤조피렌은 관련법상 특정유해물질 기준이 없고, 오는 2020년부터 배출허용기준이 신설될 예정이라 장비 구입예산을 확보해 내년 중 구입할 계획이라는 것이 도의 답변이다. 주민들의 민원이 허공을 맴돌고 있는 꼴이다. 아스콘 공장의 유해성 논란은 전국에서 계속돼왔다. 법 타령이나 하면서 민원이 쏟아지자 이제야 움직이는 도의 행태가 야속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방치됨으로써 아스콘 공장 인근 주민들과 근로자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걱정이다.

    아스콘 공장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가동 때 발생하는 미세분진이 대기 중으로 확산될 경우 벤조피렌으로 인한 암 발생 우려 때문이다. 벤조피렌은 국제암연구소와 미국환경보호처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벤조피렌에 노출되면 피부에 홍반·색소화 등이 번지고 동물실험에선 장기간 노출 시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안양시의 한 아스콘 공장에서 벤조피렌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김해지역엔 현재 아스콘 공장이 10개나 되고 이중 진영읍엔 3개가 가동 중이다. 이곳 반경 1㎞ 내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주택단지가 밀집돼 있다. 그런데도 현행법에 규제가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 유통 중인 지황·숙지황 등 한약재 17종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벤조피렌을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벤조피렌에 대해 배출허용기준을 신설하는 등 2020년부터 적용할 계획으로 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문제는 그동안 아스콘 공장 주변 주민들이 발암물질에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었다는 것이다. 내년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벤조피렌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측정장비 구입을 서둘러야 한다. 도민의 안위와 행복에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하는 것은 도의 당연한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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