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촉석루]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황채석(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조정위원)

  • 기사입력 : 2018-12-27 07:00:00
  •   
  • 메인이미지


    무술년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불과 며칠만 지나면 이 한 해도 끝난다. 우리는 또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밑은 우리 모두에게 각별한 감회를 준다.

    몇 년 전 프랑스 낭트 사람들이 늙는 게 진절머리가 난다며 새해를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는 재미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또 어떤 분들은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니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세월이 흘러가는 것이 아주 좋다고 하셨다.

    영국의 노인 심리학자 부롬디는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면서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면서 보낸다며 나이 들어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거스를 수 없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젊음만이 인생의 최고의 가치인 양 나이 들고 늙어가는 것을 인위적으로 회피하고 지연시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물론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젊음을 유지하면서 나이 든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며 로망일 것이다. 그러나 그건 생물학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며 언제까지나 젊음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늙어가게 마련인데 ‘어떻게 하면 잘 나이 들까?’ 하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젊어 보일까?’ 궁리하며 젊게 보이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이런 사회의 풍조에서는 결국 나이가 들수록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또 60이든 70이든 80이든 인생은 다 살 만하다. 그러므로 어떤 가치에 우선하여 젊음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아름답게 나이 들 수 있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아름답게 나이 드는 것은 육신이 노쇠해지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흐트러짐 없는 생활 자세와 외모보다는 내적 아름다움에 더 신경을 쓰고 좋은 포도주처럼 익어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젊어지는 비법’이 아니라 ‘아름답게 나이 드는 방법’일 것이다.

    황채석 (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조정위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