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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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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동군 ‘청소년 미국 공연 예산’ 대안 없나

  • 기사입력 : 2019-04-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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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군의회가 청소년 문화예술단 미국 공연 예산 전액을 삭감해 납득하기 힘든 처사란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 규모의 각종 국악경연대회를 휩쓴 지역 청소년예술단 ‘하울림’의 해외공연이 무산될 위기라는 소식이다. 하동군의회는 얼마 전 임시회에서 집행부가 요청한 5754억8008만원 중 16억여원을 삭감했다. 그런데 삭감예산 가운데 자매결연을 한 미국 야키마시에 파견할 ‘하울림’의 예산 8300만여원이 포함된 것이다. 학부모들은 2일 군청 앞에서 군의회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군의회의 무관심과 예산삭감으로 청소년들을 두 번 울리는 ‘횡포’라는 질타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하울림은 국악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등 경남의 대표적인 청소년예술단의 하나다. 학교 공부와 함께 주말, 방학 등을 이용해 꾸준히 연습하면서 연간 30~40회의 상설공연을 벌였다고 한다. 하울림은 오는 9월 야키마시의 최대축제에서 전통 풍물놀이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이번 해외공연은 지난해 하동군이 야키마시와 자매결연을 하면서 문화교류를 위해 약속한 것인데 예산 삭감으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첫 문화교류인데 신뢰가 깨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하울림 관계자도 “하동 홍보를 위해 학생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했는데 볼 면목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청소년들의 꿈과 기대를 저버리다니 “너무 실망스럽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군의회는 집행부에서 청소년예술단의 미국 공연 이유를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아 예산을 삭감했다고 한다. 지방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한 것은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자치단체의 국제교류도 외교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고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해외 자매결연과 문화교류에 대한 시각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해외 자치단체 간 문화교류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하동군과 의회는 야키마시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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