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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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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침수 안전시설’ 장마철에 착공하다니

  • 기사입력 : 2019-06-26 2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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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때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창원시의 재난대응 대책이 미덥지가 않다. 연례행사처럼 게릴라성 호우와 태풍 등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도 미리 대처하지 않아 시민들은 이래저래 불안해하고 있다. 기상이변에 대비해 손보지 않고 방치한 상습침수지역에서 재해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런 곳이 인재가 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그런데도 창원시가 물 폭탄을 맞았던 지하차도 두 곳의 침수 대비 개선공사를 장마철에 한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이해하기 힘들다.

    지난 2016년 10월 태풍 ‘차바’로 인해 창원지역 곳곳의 도로와 지하차도가 침수돼 교통대란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주광장과 용원교차로, 팔룡동과 신촌광장 일대가 물에 잠겨 양수기를 동원해야 했고, 침수된 차량을 견인하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명곡지하차도와 팔룡1지하차도는 물이 꽉 차 지하차도 기능을 상실하기도 했다. 이 두 지하차도는 지난 2014년 8월 집중호우 때도 물난리를 겪었던 곳이다. 하지만 창원시가 이 지하차도의 진입차단시설을 이제야, 그것도 장마철인 7월에 착공해 오는 9월 준공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시는 지난 3월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특별교부세 5억3000만원 지원 결정을 받았지만 이달 중 일상감사를 거친다고 한다. 앞으로 두 달 후 완공이 돼야 배수량을 초과하는 집중호우가 유입되면 차단시설이 가동돼 차량통행이 금지된다고 하니 ‘닮은 꼴’ 재난이 우려스럽다. 이래서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장마가 시작된 어제, 창원지역 곳곳의 도로는 빗물로 통행이 힘들고 운전자들은 거북이 운행을 했다고 한다. 게릴라성 호우 등 기상이변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뒷북치기 행정으로는 재난예방은 어림도 없다.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책은 필수적이다. 더욱이 재해시설 안전 개선은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시의 방재행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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