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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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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역사의 교훈-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7-29 20: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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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재직 당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해법을 놓고 야권 및 일부 보수언론과 연일 각을 세웠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8일에도 페이스북에 일부 언론 보도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날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일본 주장에 동조해 한국 정부와 법원을 비방하고 있다”며 “한국의 정당과 언론은 일본 정부의 주장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한국 정부 및 대법원의 입장에 동의하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수석은 청와대를 떠나기 전 10건이 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국민 여론전의 선봉에 섰다. 지난 13일 ‘죽창가’ 유튜브 링크를 시작으로 16일 조선·중앙일보 일본판 제목을 거론하며 ‘매국’이라는 거친 표현을 썼다. 18일에는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는 글로 보수 정당과 언론을 저격했다. 20일에는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의 이와 같은 SNS 여론전은 ‘매국-이적’, ‘친일-반일’이라는 이분법적 갈라치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일 강경 기조를 비판하는 보수 정당과 일부 보수언론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이 여론전은 현재 상당한 효과를 거둬 최근 들어 각종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친일 프레임’에 갇혀 초기와 같은 강경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집권층의 선명 강경 기조는 역사적으로 유래가 깊다. 임진왜란 직전 집권당이었던 동인은 같은 당색인 김성일의 보고를 맹신해 서인 황윤길의 “일본의 내침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보고를 묵살했다가 전 국토를 유린당했다. 병자호란 직전에는 집권당인 서인 중에서 최명길 등이 주화론(主和論)을 펼쳤으나, 주류 서인인 척화론(斥和論)자들에게 배척돼 백성들이 참혹한 고통을 겪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국민이 피곤할 뿐이다.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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