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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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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라는 것-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20-03-03 20:5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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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국민들 가슴에 너무나 많은 상처를 안기고 있다. 선진국 대열에 가까운 줄 알았던,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아프리카의 세계 최빈국은 물론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들로부터도 입국 통제를 당하는 미개국 같은 신세가 되었다. 외교적 유불리를 떠나 자국 국민의 건강과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그 나라의 정책들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불만이나 불평을 가질 수 없다. 다만 우리 정부의 무사안일식 대처와는 너무나 대비되기에 우리 스스로에게 화가 날 뿐이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정부와 여권 책임자들의 태평한 대응과 무감각은 이 나라에 진정한 국가 지도자가 있는가라는 회의감에 빠져들게 한다. 흔히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책의 잘못을 인정하는 솔직한 자세가 국민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도 있었는데 기회를 스스로 날려 보냈다.

    헌법 제20조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로 되어 있다. 신천지 교회에 다닌 것이 이번 전염병 발원의 원죄가 되는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염병이 발병하면 죽는 것이 당연한가. 고령자 중에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한 가지 이상의 기저질환 없이 살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평상시에 기저질환이 있더라도 이들을 잘 다스리며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은 왜인가.

    사망자의 발표 시에 마치 기저질환이 있어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들리게 되는 것은 혹시나 정부의 무능을 감추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저의가 있어서는 아닌가.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원에 입원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자가 격리 중 사망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기저질환이 범인인가. 정부의 위기대응 무능력이 갖고 온 인재는 아닐까.

    코로나19 발병 후에 신천지 교회 측의 대처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신천지 교인에 대한 마녀사냥식의 언론보도와 정부의 대응 방법은 마치 전쟁에 패한 히틀러가 그 책임을 유태인 때문이라며 유태인 대학살을 자행했던 스케이프 고우츠를 생각나게 만든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뒤에는 국가적 대재앙을 가져온 이번 사태에서 초기 대응과 행정의 실패를 가져온 관계부처의 장관과 국가경영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어떤 방식이든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무능과 불통이 원인이라면 더욱더….

    정말 더 걱정인 것은 코로나19 이후에 암울해진 우리의 산업과 경제, 국민의 일상적 삶이 어떻게 회복될까이다. 이런 걱정이 비단 나만의 기우일까, 아니면 국민 다수에게 일반화된 두려움일까? ‘국가가 무엇인가’를 더욱 생각하게 하는 오늘이다.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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