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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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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화되는 일상의 소중함- 윤종덕(시인·평론가)

  • 기사입력 : 2020-05-06 20: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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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 종 덕 시인·평론가

    뉴턴이 떨어진 사과를 보고 깊이 생각한 끝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듯이, 우리가 어떤 것을 보고 의문을 가질 때 과학의 정신은 싹튼다고 한다. 특별한 것이 아닌 평범한 사실을 자세히 보고, 깊이 생각해보면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최초로 만들어 내는 것을 ‘발명’이라 하고, 이 세상 사람들이 아직 모르는 사실이나 근본 이치 따위를 찾아내는 것을 ‘발견’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사례들을 보면, 고려 때 최무선은 화통도감의 책임자로서 화통과 화전 등 화약무기 개발했고, 장영실은 세종대왕의 명으로 농사를 짓는데 사용될 세계 최초 측우기를 개발했으며, 허준은 ‘동의보감’ 펴내어 질병으로부터 허덕이는 백성들을 위해 알기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고, 홍대용은 혼천의를 만들어서 지구가 하루에 한 번씩 자전하여 낮과 밤이 생긴다는 ‘지구자전설’을 주장한 천문학자이며, 우장춘은 ‘씨 없는 수박’ 등 우수한 종자 개발에 힘썼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보수정치는 낡은 프레임 속에 안주하여 시대의 흐름을 따라 잡지 못했고, 더불어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변화를 시도하려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정신이 없었기에, 청년과 여성, 중도 층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의영 교수의 지적이다. 또한 미국의 사업가 엠제이 드마코가 쓴 ‘부의 추월차선’에서 보여주듯이, 요즘 젊은이들은 경제적 자유를 위해 빠른 길을 택한다고 한 언론인이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점은 기성세대나 젊은 세대 공히 어렵고 힘든 길보다는 쉬운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안일한 태도가 결과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쇠퇴의 나락(奈落)으로 떨어짐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특히 젊은이들이 근로소득에 대한 장밋빛 미래의 보장이 없음으로 주식투자와 부동산에 대한 관심 증대와 돈의 가치 하락을 인식한 나머지 아껴 쓰는 습관보다는 투자 심리의 선택이 ‘빠른 길’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를 경영하거나 어떤 지역을 부흥시키려면 지도층에서 먼저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매사에 진정성을 가지고, 진지하게 사물을 바라보면서 나라와 지역에 대한 사랑의 열기로 달아올라 있어야 한다. 마치 대장장이가 농기구를 만들 때, 쇠가 달아 있는 동안에 망치로 쳐서 만드는 이치와 같다. 우리의 사고 또한 상상력의 열기가 달아오를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조합하여 참신한 상품을 발명하거나, 눈여겨보는 탐구심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새롭게 관찰하여 어떤 이치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 불황과 청년실업, 노인문제 등 각종 사회적인 병폐를 극복하려면, 결과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몸과 마음이 변해야 한다. 이 를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발견과 발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과학의 진흥은 어렵거나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소한 일상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비롯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윤종덕(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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