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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혼노지의 변-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

  • 기사입력 : 2020-05-20 20: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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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민원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적 인물, 자유분방하지만, 때론 무자비하고, 기존의 틀을 무시하고 새로운 틀을 만든 남자, 기독교를 통해 서양의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꿈꾼 남자, 그런 오다노부나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오다노부나가는 서양문물의 일본 도입 최초의 일본통일 토대의 완성, 상업의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 등, 16세기 일본 부흥을 이끈 인물이다. 반면, 오다노부나가의 죽음은 너무도 비참했고, 한편 극적이며, 그 결과에 의한 변화가 너무도 큰 사건이었다.

    교토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지금의 히로시마까지 지배했고, 동쪽으로는 동경까지 점령한 상황이라, 거의 전국(戰國)시대의 마지막을 달리는 시기라 할 때였다. 노부나가는 차(茶)마시기를 너무 좋아했다.

    때마침 그때도 혼노지(교토에 위치한 절)에서 다과회를 하러 본인이 있는 아즈치성(비야코호수의 남쪽에 위치)을 출발했다. 아즈치성과 혼노지는 창원에서 부산가는 거리 정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주변의 모든 지역에 본인의 가신(家臣)들이 지배하고 있었고, 적(敵)은 거리상 너무도 멀리 있었기에 100명의 수행원만 데리고 혼노지로 향했다.

    혼노지에서 1582년 6월 1일 다과회를 개최하고 숙박을 하고 있었다. 아즈치성에서 출발하기 전 본인이 가장 아끼는 아케치미츠히데라는 장수에게 서쪽에서 전투중인 히데요시(임진왜란을 일으킨)를 도와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교토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미츠히데가 명을 어기고 칼의 방향을 서쪽이 아니라, 남쪽인 교토로 바꾸어 버린다. 출발 전 몇몇의 장수에게만 본인의 거사 계획을 말했고, 1만2000~3000여명의 병력은 오다노부나가를 죽이러 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다.

    6월 2일 새벽에 교토에 도착한 미츠히데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적은 혼노지에 있다! (테키와 혼노지니 아리!)” 혼노지를 완전 포위한 미츠히데의 군은 혼노지 안으로 들어가고 노부나가는 끝까지 저항하지만, 심한 부상과 버틸 수 없음에 자결을 했다고 전해진다. 천하통일을 목전에 두고 너무도 안타깝게 그리고 허무하게 시대의 영웅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혼노지의 변으로 잠시 미츠히데가 정권을 잡은 듯이 보였지만, 서쪽에서 전투 중이었던 히데요시가 발 빠르게 삼일 만에 교토로 돌아와 미츠히데를 제압하고 천하를 얻게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을 통일할 수 있게 된 그리고, 임진왜란을 일으키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혼노지의 변인 것이다.

    모반은 항상 가장 가까운 이가 일으키고 시대의 흐름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된다. 이후 일본은 임진왜란 후, 히데요시가 죽고 도쿠가와이에야스가 정권을 잡으며 250년간의 평안시대(정치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문화적으로 융성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근대 일본의 풍부한 거름을 마련하게 되는 결정적 시기가 바로 평안시대이다. 이후, 도쿠가와가문이 일왕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대정봉환(1867년 10월 14일 에도막부의 쇼군 도쿠가와요시노부 통치권 반납)이 이루어지고, 근대일본이 탄생된다.

    그런데, 150여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이후, 일본의 변화를 주목하는 학자들이 많다. 1970년대부터 ‘Made in Japan’은 신뢰의 상징이었다. 매우 조심스럽지만, ‘Made in Korea’가 이제 새로운 신뢰의 아이콘이 아닐까? 2002년 월드컵부터 그 변화는 시작됐고,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로 대변된 한국이 이제 다시 크레딧 코리아(Credit Korea)로 탈바꿈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코로나19가 너무도 갑자기 급습했지만, 그 대처의 방법과 수준은 준비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지금의 평가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19, 동아시아 역사의 21세기판 혼노지의 변은 훗날 역사가 평가할 일이다.

    박민원(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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