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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취수원 다변화, 밀실 결정 안 된다

  • 기사입력 : 2020-07-08 20: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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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시는 지난해 7월 5일 돌연 남강댐물 확보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댐 숭상에 따른 물폭탄과 남강 하류 건천화를 우려했던 도민들로선 퍽 다행한 일로 여겼다. 하지만 부산시가 경남 강물 대체취수원 전략을 영구백지화한 것은 아니었다. 하루 100만t 안팎을 확보할 수 있는 도내 다른 취수원을 놓고 그동안 정부와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은 그저께 정부 관계자의 발언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확정·불변”이라면서도 “(경남 강물을 가져가는) 부산 취수원 다변화 계획이 늦어도 10월이나 연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은 함구했지만 남강하류와 황강하류 두 곳으로 추정된다.

    깨끗한 물이 사시사철 차고 넘치는 조건이라면 갈라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딱히 반대할 명분도 없다. 하지만 경남의 사정이 그렇지가 못하다. 부산시가 남강·황강 하류에서 하루 100만t 이상의 먹는 물을 끌어간다고 치자. 낙동강 본류는 당장 자정수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점점 ‘죽음의 강’으로 변해갈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수량이 풍부해졌는데도 본류 수질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지류에서 취수하려는 시도는 근시안적인 미봉책에 다름 아니다. 정부와 부산시는 장기적인 먹는 물 정책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물 이용은 국가 간 전쟁까지 야기할 정도로 간단치 않은 문제다. 물을 양보하게 될 유역민으로선 생존환경의 급변을 감수해야 한다. 강물이 마르게 되면 농사에 심각한 차질을 야기하는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전후사정 따지지 않고 밀어붙이면 안 되는 이유다. 동남권 먹는 물 정책의 가장 최우선순위는 낙동강 본류 수질을 2급수 이상으로 높이는 일이 돼야 한다. 정부와 경남도, 부산시는 지난해 8월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하류지역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3자는 부산 대체취수원 다변화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공청회 등을 열어 낙동강 수계 주민의 의견부터 수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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