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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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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문학과 콜라보- 양재성(시인·법무사)

  • 기사입력 : 2020-07-20 2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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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은 장르마다 고유한 특색이 있다. 그 중 문학은 글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언어와 소리가 문자로 기록되면 먼저 이를 시각적으로 읽어 들여야 한다. 이후 문자의 의미를 파악하거나 이미지로 인식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보는 즉시 이해가 가능한 그림이나 연극 등과는 다른 특징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복잡하고 번거로움을 싫어한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어린이 동화책은 글자보다 그림의 비중이 크다. 만화책도 그렇다. 애니메이션은 움직이는 만화다. 그림이나 영화 등은 글자와 달리 번거로운 인식과정이 생략된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쉽게 받아들여진다. 동화책이 글자만 빽빽하다면 읽어줄 사람이 필요할지 모른다. 어린이들도 애니메이션 동화를 보고나면 내용을 두고 나름의 의견까지 낸다. 어른이라고 다름 아니다. 이는 협업이 이루어낸 성과로 이해된다.

    콜라보(협업;collaboration)는 각기 다른 분야의 요소가 합쳐진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생산하는 창작활동이다. 이는 창작성과 함께 효율성과 시너지효과의 극대화를 기대하는 까닭이다. 잘 알려진 ‘가고파’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국내·외의 문학작품이 노래, 연극,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으로 재탄생되어 더 유명해진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만일 그것들이 책 속에서 활자로만 갇혀 있었다면 얼마나 많이 사장되고 사라졌을까.

    시와 음악이 만나 시낭송콘서트로 거듭나고 곡이 붙여져 애창가곡으로 널리 사랑받기도 한다. 문학과 노래와 연극과 춤이 서로 만나 오페라나 뮤지컬로 영역을 확장하고 영화산업으로까지 발전한다. 마치 재크의 콩나무나 나비효과에 비견될 수 있을 만큼의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기도 한다.

    협업을 한다고 각 예술분야의 독자성과 고유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콜라보를 통하여 예술이 다른 측면에서 인류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알파고 시대의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가끔씩은 형설지공의 아날로그 시대가 그립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양재성(시인·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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