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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낙동강 물문제 협약 1년, ‘안전한 물’ 마실 권리는 (상) 낙동강물 둘러싼 갈등과 상생

‘1000만 젖줄’ 둘러싼 취수방식 갈등, 통합물관리로 해결될까
1991년 구미산단서 페놀 유출 발발
정부, 식수 관리 위해 물관리 돌입

  • 기사입력 : 2020-08-02 21: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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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 사고로 먹는 물 안전성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 환경부를 중심으로 전국 지자체가 취·정수장 점검에 나섰고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은 누구나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를 법으로 보장 받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낙동강물을 취수해 식수로 먹는 경남, 부산, 대구, 경북 지역민들은 식수 불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낙동강물 문제는 수십년 동안 경남과 부산 등 지역 간 갈등을 야기했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남, 부산, 울산, 대구, 경북 등 지자체와 환경부가 낙동강유역 물문제 해결을 위해 협약한 지 1년, 그동안 진행 상황과 취수원으로서 낙동강 수질 실태, 지역 여론과 물문제 해결 방안 등을 짚어본다.

    지난 2011년 9월 경남도청에서 남강댐대책위원회가 부산에 남강댐물을 줄 수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지난 2011년 9월 경남도청에서 남강댐대책위원회가 부산에 남강댐물을 줄 수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낙동강물 놓고 영남 지자체 ‘동상이몽’= 문재인 정부는 낙동강유역 물문제 해결방안 마련과 통합 물관리, 4대강 재자연화 등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지난 2019년 3월 ‘낙동강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시작했고 같은 해 4월 대구·경북·울산과, 8월에 경남·부산과 ‘낙동강 물문제 해소를 포함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1년이 지났고 오는 5일 환경부의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예정돼 있다. 중간보고회를 앞두고 각 지역에서는 엇갈린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부산과 동부경남 등 일부는 깨끗한 취수원 확보가 가능하게 될 거란 기대를 나타내는 반면, 합천 등 일부지역에서는 또다시 갈등을 부르는 정부정책이 나오는 게 아닌가,이로 인한 지역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둔 물 분쟁 역사= 경남 김해와 양산, 창원, 함안 등 191만명이 넘는 경남도민을 비롯해 350만 부산, 250만 대구 등 1000만 가까운 국민이 영남의 젖줄이라 불리는 낙동강물을 식수로 공급받고 있다.

    낙동강물의 안전성 문제는 지난 1991년 경북 구미산단의 한 공장에서 독성물질인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출된 오염사고로 불거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영남지역에 맑은 물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데 나섰고 이 과정에서 식수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도 촉발됐다.

    1996년 정부는 부산지역 식수확보를 위해 합천댐 하류 49㎞ 지점에 광역취수장을 설치해 1일 100만t을 취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합천지역민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후 정부는 1999년 7월 남강댐물·합천댐물·강변여과수 각 50만t 등 총 150만t을 부산에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가 재차 경남의 반대에 부딪쳤다. 이어 11월 또 낙동강 물관리 종합대책이라며 지리산댐 추진 계획을 밝혔다. 1일 150만t의 물을 부산에 공급하려는 목적이었다.

    경남과 전북 등에서 반발 여론이 일자 2004년 10월 부산·경남 광역상수도 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1996년 계획을 수정해 합천댐에서 50만t, 문정댐(지리산댐)을 신설해 50만t 등을 취수, 부산과 동부경남 등에 제공하겠다고 했다. 역시 서부경남 지역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2008년 12월 정부가 남강댐 수위를 41m에서 45m로 높이고 낙동강 하류에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광역상수도로 1일 142만t을 부산·경남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경남도와 의회, 진주, 사천, 남해, 하동 등에서 수량 부족을 이유로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경남 광역상수도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는 2010년 12월 낙동강 하류 창녕(증산·남지·이룡)에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1일 26만t을 부산에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농업 용수 부족을 우려한 창녕 주민들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몇 차례 사업 수정 후 추진했지만 완공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남강댐물 공급, 지리산댐 건설, 강변여과수 개발, 낙동강 하류 인공습지 개발 등 양 지역 간 식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수년간 이어진 경남과 부산 간 물 갈등은 2019년 초 정부가 낙동강 수질 개선 방안과 취수원 다변화 등을 포함한 ‘낙동강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마련에 나선 후 부산시가 “더이상 남강댐물을 부산에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일단락됐다.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용역 진행 상황은= 환경부는 2019년 3월 착수한 용역 중간보고회를 오는 5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1000만의 안전한 식수 확보 방안이 포함된 만큼 5개 지자체의 관심이 용역 내용에 집중돼 있다.

    환경부는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 방안이 중간보고회의 중요 내용이며 안전한 물(취수원) 다변화 대안 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다변화 대안의 경우 복수의 안을 검토 중이라 중간보고회 전 내용을 공개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환경부가 연구용역 완료 시점을 당초 지난 2019년 말에서 올해 초, 올해 7월 말에서 또다시 2개월 연기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취수원 다변화에 대한 지역별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앞서 지난 7월 하순 합천군과 창녕군 등을 방문해 용역 내용을 설명했다. 합천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환경부로부터 연구용역 내용 중 황강 하류에서 취수해 동부경남과 부산 등에 1일 45만t의 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에 합천군은 주민 동의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환경부는 용역기간을 연장한 것은 수질 개선과 안전한 물 다변화에 대한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며 5일 이후 공론화되면 지역민과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의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앞두고 김경수 경남지사를 비롯한 영남권 5개 지자체장들은 안전한 식수 공급을 위한 낙동강 수질 개선에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남권 5개 시장·도지사는 중간보고회 때 지역민이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낙동강 수질개선 사업을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에 포함시켜 달라고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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