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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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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이준석 이후- 홍형식(한길리서치 소장)

  • 기사입력 : 2021-06-17 20: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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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예상대로 이준석이 대표로 당선되면서 2030정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와 함께 어렴풋하던 2030정치의 모습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이어 국민의힘 대표 경선까지 휩쓴 쓰나미라고 표현되는 2030정치의 실체는 무엇인가? 실제 2030세대의 유권자 수는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가 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 민주화세대가 2030세대였을 때는 2030세대만으로도 50%를 훌쩍 넘겼다. 따라서 당시에는 2030세대가 50%가 넘는 숫자의 힘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정치판을 흔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2030세대는 30%도 되지 않으면서도 과거 민주화 세대의 2030시기와 같은 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가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준석 이후 한국정치는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 2030정치의 영향력이 큰 이유는 유권자 수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2030세대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들의 생각이나 가치관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은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도층의 생각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2030세대는 대체로 초중고와 대학시절을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에서 교육을 받았다. 또한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 한류, 국내기업의 다국적기업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는 경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시장 경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4050세대 진보층과 차이점의 출발점이 된다. 경쟁을 받아들인 2030세대들은 경쟁에서의 공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2030세대들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냉혹한 경쟁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경쟁으로 인한 승자 독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설사 그 경쟁이 공정하다고 해도 승자가 모든 것은 갖는 그런 결과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공존과 공생하는 사회를 원한다. 반면 4050진보세대들은 자본주의의 비인간적인 경쟁상황을 비판하면서 공존보다는 정치적으로는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여 배제하려 하고, 노동시장에서는 아직 노동시장에도 진입하지 못한 비조직화된 2030세대와는 달리 4050세대는 조직화된 정규직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기득권을 강화했다.

    2030세대들은 정치적 화법도 다르다. 2030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장한 세대로 문제의 도출과 그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정치토론도 상대를 이분법이나 프레임으로 덮어씌우기 보다는 합리적 논증으로 합의에 도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정치적 화법은 적대적이거나 배제로 몰아가는 4050세대와 달리 상대주의적 입장이며 정중한 편이다. 달리 말해서 공손하며 젠틀하다.

    2030세대 정치인의 이러한 생각은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에 선출된 85년생 이준석과 90년생 김용태 최고위원의 수락 연설이나 포부에서도 드러난다. 먼저 이준석을 보자. 이준석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비빔밥을 예를 들어 각 요소가 각각의 맛을 내면서 전체적 조화 즉 비빔밥의 맛을 완성시킨다는 논리다. 즉 사회 각각의 구성원을 존중하면서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대변인을 배틀토론을 통해 뽑겠다는 이야기 등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뽑기 위한 공정한 경쟁을 주장한다. 또한 주목할 부분은 경쟁 특히 정치권에서 갈 데까지 간, 논쟁이라 할 수도 없는 진흙탕 싸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물론 이준석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가치 즉 공정과 공존의 사회정의, 극단적 반이성적인 정치에 대한 거부에 대해서는 찬반이나 다양한 다른 견해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사회에서 거부하거나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도 이러한 분위기를 현실로 받아들이기에 이준석 현상을 조만간에 소멸될 것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트랜드로 보면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젠 이준석 현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준석 현상을 기성사회나 기성정치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느냐에 한국정치 지형이 달라질 것이다.

    홍형식(한길리서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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