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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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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딛고 세계 정상 우뚝 선 주영대

불굴의 스매싱…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경남장애인체육회 주영대 선수 도쿄 패럴림픽 탁구 첫 금메달

  • 기사입력 : 2021-08-30 21: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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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 출신으로 경상대 2학년 때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판정 받아

    2008년 재활 위해 탁구와 인연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리우 패럴림픽까지 ‘승승장구’

    2018년 경남장애인체육회 합류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좌우명 되뇌며 금메달 꿈 이뤄

    2020 도쿄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에서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한 경남장애인체육회 탁구팀 소속의 주영대(48)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경남의 아들이다. 그는 30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에서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그의 좌우명을 증명했다.

    주영대는 탁구 남자 TT1 부문 세계랭킹 1위다. 스포츠 등급 TT1은 장애인 탁구 중 휠체어를 타고 하는 부문에서 최고 중증을 나타낸다.

    30일 오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개인전(스포츠등급 1) 결승 대한민국의 주영대가 김현욱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뒤 손에 붕대로 감겨 있던 라켓을 풀고 있다./연합뉴스/
    30일 오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개인전(스포츠등급 1) 결승 대한민국의 주영대가 김현욱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뒤 손에 붕대로 감겨 있던 라켓을 풀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체육 교사가 되기 위해 경상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대학 2학년 때인 1993년 교통사고로 지체 장애인이 됐다. 주영대는 큰 좌절을 겪으면서 4년 정도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는 PC 통신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후 컴퓨터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다시 스포츠와 연을 맺게 됐다.

    지난 2008년 재활을 위해 진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탁구를 시작했다. 탁구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라켓을 못 잡는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라켓을 붕대에 묶고 하는 탁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후 컴퓨터를 배우면서 웹디자인을 했던 그는 경남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진주시 장애인탁구협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주영대는 지난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장애인 탁구 선수로 본격 활동하게 됐다. 그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TT1에서 금메달, 남자 휠체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코파코스타리카 오픈 국제장애인탁구대회 남자단식 TT1 금메달, 2016년 슬로바키아 오픈 국제장애인탁구대회 남자단체전 TT1 금메달에 이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 TT1 은메달, 남자 단체전 TT1-2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주영대는 지난 2018년 연말 경남장애인체육회 탁구팀이 생기면서 부산시장애인탁구협회를 떠나 고향팀에 합류했다. 사천이 고향인 주영대는 경남장애인체육회에 들어오면서 출퇴근이 어려워 창원으로 이사해 2020년 도쿄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해 왔다.

    주영대는 숏 서브와 로빙볼에 강점이 있지만 몸 쪽으로 오는 상대 서브를 리시브하는데 약점이 있다. 하지만 그는 좌우명인 신한불란(信汗不亂: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을 되뇌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정진해 왔고, 도쿄에서 꿈을 이뤘다. 이번 도쿄 패럴림픽에서 한국은 TT1 종목 남자 단식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했다.

    TT1은 송신남이 1972년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남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한국 장애인 탁구의 대표 종목이자 오랜 자부심으로 통했다. 이번 금메달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6회 연속 출전해 개인 단식에서만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낸 ‘레전드’ 이해곤의 2000년 시드니 대회 금메달 이후 21년 만의 개인 단식 금메달이다.

    리우 대회 메달리스트 주영대(은메달)와 남기원(동메달)에 김현욱까지 가세하면서 한국은 더 강하고 더 완벽해졌다. 경남장애인체육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주영대의 노력은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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