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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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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가시티 명칭 설문조사, 왜 부산에서만 하나

  • 기사입력 : 2021-12-01 20: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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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울산·부산으로 구성되는 메가시티의 운영을 통괄할 특별자치단체의 명칭을 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특정 자치단체의 홈페이지에서만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이하 합추단)은 ‘부울경 특별지자체’의 명칭 후보 10건을 6건으로 압축해 시민들을 상대로 선호도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합추단은 오는 20일까지 온라인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최종적으로 명칭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선호도 수렴 과정이 부산시 홈페이지에서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메가시티 3축 중 2축인 경남과 울산은 사실상 들러리 서는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경남도는 ‘설문조사 실시 안내가 경남 부산 울산의 홈페이지 모두에 공지되어 있지만 합추단 소속이 부산시로 돼 있어 부산시청 홈페이지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어째 뒷맛이 개운찮다. 전국 최초로 추진되는 경부울 메가시티에 속하는 3시도 중 도시 규모가 가장 큰 부산 중심으로 모든 일이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이번과 같은 경우도 그렇다. 설문을 경남 울산 부산의 홈페이지에 각각 올려 경남도민과 울산시민, 부산시민의 의견을 받은 후 취합해도 될 일이다. 합추단 소속이 부산이어서 부산시 홈페이지로 창구를 단일화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동안 경남과 부산이 지역 명칭이나 시도 경계 등을 두고 많은 다툼을 해온 점을 상기한다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문제다. 사실, 메가시티 구상이 제기될 당시에도 경남이 부산의 블랙홀로 빨려 가는 꼴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도는 경기와 서울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을 예로 들어 부산의 블랙홀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다. 명칭을 둘러싼 설문조사가 극히 작은 일이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작은 일이 불신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큰 문제는 항상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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