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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죄 판결을 받고 - 조영봉 (창원 반송초등학교 교장)

  • 기사입력 : 2021-12-27 21: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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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살면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도 해 안타까움과 후회도 하고, 또 무지해서 잘못된 행동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도 있다.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기에 뉘우치고 반성하고 또 피해를 줬으면 배상하는 제도가 태고 시절부터 있었다. 몰라서 그랬다면 그래도 정상 참작이라도 되는데, 하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 속이고 자기 이익과 편리를 위해 계속 같은 잘못을 하면, 우린 그 사람이나 집단을 인간적인 대우를 하지 않는다.

    행위에 대한 바른 판단은 삶의 다양화와 개인이나 조직, 단체, 국제사회의 이해관계, 가치관에 따라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수록 인간 다운 삶은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솔로몬 같은 지혜를 찾아야 하고,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은 전문가 결정을 내려 주어야 한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사법부의 독립과 전문가가 내려 주는 결정이 존중 받는다.

    살다 보면 실수도 하고, 몰라서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또 나도 모르게 속한 집단 속에서 관행으로 행해진 일들이 나중에 잘못으로 판정돼 그에 대한 판결을 받기도 한다.

    인류의 삶을 바꿔 온 농업혁명, 산업혁명 등은 편리함과 문명 발달에는 큰 도움이 됐지만, 그것은 하나 뿐인 지구에 피해를 입히며 얻은 대가이다. 처음엔 몰랐고, 자연이 경고했지만 이미 편리함과 안락함에 빠진 인간은 경고를 무시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기후 위기이고 그 영향으로 인류가 감당하기 힘든 재앙을 당하고 있고 또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도 그 여파로 보기도 한다. 8년 만에 나온 IPCC 6차 보고서는 지구온난화 마지노선인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에 0.4도가 남았다고 한다. 20년 이내 한계점 도달이 확실하고, 예상보다 10년 앞당겨졌다고 한다. 극한의 폭염은 8.6배 증가했고 지구온난화는 명백하게 인류 활동이 원인이라고 못 박았다. 이 발표를 보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IPCC가 인류에게 기후 범죄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전문가의 판결이 존중돼야 하고, 몰라서 개선 못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불편을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아울러 유죄 판결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며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유죄 판결에 대해 자연에 피해를 줬다면 이제 자연에 배상할 차례이다. 국제적으로는 탄소제로 등 기후 위기에 대처해야 하겠고, 각 기업체, 공공기관, 교육기관에서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운영과 정책이 되고 교육과 실천이 병행돼야 하겠지만, 나부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되도록 작은 것 하나부터라도 꾸준히 실천해야겠다. 낭비 없는 생활과 일회용품 적게 쓰기는 오래전부터 해 오던 것이지만 이제부터는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전등을 켜지 않고 태양 빛만으로 생활하는 것을 실천해 보고 있다.

    조영봉 (창원 반송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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