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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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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등산-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1-12-29 09: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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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크다. 그러나 나의 최상의 기쁨은 험악한 산을 기어올라가는 순간에 있다. 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고난이 자취를 감췄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 이상 삭막한 것이 없으리라.’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등산을 인생에 비유해 남긴 말이다.

    ▼등산은 사실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등산 길은 우리의 삶처럼 평탄한 과정이 거의 없다. 때로는 깔딱고개에서 숨을 헐떡이고 때로는 내리막길을 만나기도 한다. 어떨 때는 한없이 돌아가기도 한다. 산에서 속도는 큰 의미가 없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가면 된다. 너무 빨리 가려고 하다가 오히려 오버페이스에 걸려 완전 낙오할 수 있다. 등산목표는 주변 경치를 즐기든 정상 도달의 시간단축에 있든 자기 나름대로 즐기면 된다.

    ▼등산은 버리는 과정이다. 힘들게 오르다보면 몸의 각종 노폐물이 쌓인 땀들을 배출한다. 회사나 자신의 주변과 관련된 복잡한 여러 생각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미움이나 집착도 다 필요없다는 것을 느낀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며 편안함으로 가득 찬다. 비우고 버리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등산은 불가에서 자주 언급되는 공의 상태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코로나가 본격화된 후 20~30대의 젊은층에서도 등산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40대 이후가 대부분인 등산인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등산인구의 증가는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많아진다는 의미인 만큼 좋은 현상인 것 같다. 또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 분석’에 따르면 등산이 걷기나 뛰기, 자전거 타기보다 체중·체질량·허리둘레 등의 건강지표에서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회에 등산인구가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

    이명용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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