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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남디카시인협회 창립에 부쳐- 이상옥(시인, 창신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22-06-06 20: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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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0일 오후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의 시와 편견 문화공간에서 경남디카시인협회 창립 총회가 열렸다. 김종회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복효근 부회장, 오민석 자문위원, 최광임 집행위원장, 천융희 편집장, 이기영 사무국장, 정혜경 차장 등 한국디카시인협회 주요 임원들과 한국디카시학 발행인인 이어산 시인, 디카시로 등단한 제주의 이승국, 이은솔 시인, 고성문협 회장 손수남 시인 등 디카시 지역문예 운동을 함께 펼쳐온 문인들이 창립 총회에 대거 참석했다.

    이날 경남디카시인협회 회장으로 박우담 시인, 부회장 김승, 정이향 시인, 사무국장 이루시 시인과 운영위원으로 하동 김남호, 진주 김성진, 산청 류천, 고성 백순금, 창원 유희선 시인 등을 선임했다.

    지난달 27일 베트남에서 귀국해 바쁜 일정을 보내는 가운데 경남디카시인협회 창립 총회라는 역사적 현장에 함께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총회 축사에서 김종회 회장은 ‘디카시는 시가 아니다. 디카시는 디카시다’라고 말하며 디카시가 시의 범주에 속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임을 거듭 밝혔다.

    주지하다시피 디카시는 2004년 고성에서 지역 문예운동으로 시작돼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새로운 문학용어로 등재되고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수록됐으며, 해외에서도 디카시공모전이 열리고 있을 만큼 문학한류로 자리 잡았다. 일간지로서는 최초로 경남도민신문에서 2023 신춘문예를 신설하며 시와 디카시 두 개 부문 공모를 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카시는 시이면서 시가 아니고 시가 아니면서 시가 되는 역설을 지닌다. 우리 앞에 펼쳐지는 디지털 문명은 실로 경이로움 그 자체로서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다. 필자 역시 디지털 노마드로라는 새로운 삶의 스타일로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길 위에서 사색하고 글을 쓰고 유튜브하며 뉴미디어 환경을 한껏 누린다. 호치민행 비행기 안에서 경남디카시인협회 창립 총회의 의의를 짚어보며 디지털 환경의 산물인 글로벌 장르로서의 디카시가 활자문화의 산물인 시를 넘어 새로운 디지털 옷을 입고 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비전을 진주에서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경남디카시인협회 창립 총회는 디카시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본격문학으로서 제도권 문학에서도 단단히 자리를 잡은 것임을 웅변한 것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는 말이 예술에도 적용된다. 디지털 환경의 도래로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종이 출현했다. 예술이 디지털 문명을 수용하며 새 지평을 열어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디카시는 디지털 노마드의 새로운 예술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장착하고 길 위에서 사유하는 포노 사피엔스가 찍고 쓰는 새로운 시가 디카시다.

    이상옥(시인, 창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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