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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육상시(六常侍)-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7-21 20: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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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검찰 출신 편중 인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삼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발끈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169명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언제든 탄핵을 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고,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야당 원내대표가 실체도 근거도 없이 ‘문고리 육상시’, 대통령 배우자에게 ‘권력의 실세’ 등을 운운하며 국민을 상대로 거짓 프레임 공작 발언을 하는 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논평했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육상시라는 건 결국은 십상시 프레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분들 정신 차리려면 아직 멀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통령 탄핵 언급과 관련해 “다른 한편으로는 탄핵을 이야기하지 않느냐”며, 미국 버클리대 교수이자 대표적인 인지언어학자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을 정치 측면에서 민주당이 잘못 이해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십상시(十常侍)는 소설 삼국지연의 시작시점인 중국 후한 말 영제 때 권력을 잡고 조정을 휘두른 환관 10명을 일컫는 것으로, 황제를 주색에 빠뜨리고 전횡을 일삼은 이들이다. 이에 빗대어 박근혜 정부때는 실세 비서진을 십상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의 육상시 발언은 진 전 교수의 지적대로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는 윤석열 정부를 나쁜 쪽으로 프레임을 몰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결코 바람직한 프레임은 아닌 것 같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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