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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북아 물류 플랫폼’ 성공 열쇠는 김해에- 김민재(인제대 건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8-31 20: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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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선배 교수께서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씀이 있다. “너도나도 균형발전이라는 화두로 초광역권을 이야기하지만, 이미 초광역이 된 것 같다.”

    여러 정권에 걸쳐 성과 없는 균형발전과 초광역을 이야기했고, 현 정부에서도 ‘지방시대위원회’라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만 표명했지 그 실체는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아니 한 발 나아가 이미 실패한, ‘초(醋)를 친’ 사업이라는 씁쓸한 표현이었다.

    이러한 평가의 이면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지역 간 불필요한 경쟁이다. 도시계획 이론에 ‘동조효과’라는 것이 있다. 굳이 우리 지역에서 불필요함에도 인근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을 따라 하는 것이다. 둘째는 지역의 잠재력을 무시하고 소위 ‘유망 산업·기업’을 지역에 무리하게 유치하는 데 있다. ‘유치’가 ‘목적’이 된 것이다. 지역의 산업생태계가 튼튼하게 구축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요원한 일이다.

    동남권은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거점이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균형발전의 선도모델을 이뤄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사업’이 그것이다. COVID19가 촉발시킨 물류시장의 성장을 우리는 이미 체험하고 있다. ‘온 디맨드’의 파도가 거세가 몰아치고 있다.

    이런 산업의 변화 속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사업은 우리나라의 산업지형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동북아 물류 플랫폼이라는 대형 국책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선정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하고 제대로 된 성과 창출을 위해 다음과 같은 선정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는 초광역권 산업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지역 간 연계이고 둘째는 지리적 접근성과 확장 가능성, 그리고 개발의 효율성이다. 셋째는 전문 인력 양성과 지원체계 구축이고 넷째는 관련 산업의 높은 특화도가 그것이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볼 때, 김해를 중심으로 한 부산권 일부(화목동과 부산시 강서구 일대)는 사업의 최적지다.

    일반적으로 산업특화도는 입지계수(LQ)를 통해 분석한다. 김해의 물류분야 특히 저온보관(냉장 및 냉동창고업) 분야의 특화도는 2.43(일반적으로 1.25 이상인 경우 특화된 것으로 고려)으로 매우 높다. 개발제한구역 해제라는 선행 조건이 있지만 물류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필요한 토지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지역도 김해다. 동북아 물류 플랫폼 사업은 동남권의 미래상을 바꾸고, 지역균형발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국책사업의 성공 열쇠가 김해에 있다고 감히 주장해본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흩어진 역량과 자원을 잠재력이 뛰어난 거점에 집중해야 한다. 동북아 물류 플랫폼이 김해에서 성공의 싹을 틔워 그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길 바란다.

    김민재(인제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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