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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선진국으로- 신석민(경남대 체육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10-31 19: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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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은 스포츠 강국이다. 1984년 LA 올림픽을 필두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 한국의 위상은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스포츠 선진국으로 불리기엔 아직 미흡하다. 생활체육 참여율, 스포츠 경기력, 학교체육 활성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기반구축이 조화롭지 못하고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체육은 승리지상주의에 함몰돼 유망한 선수만을 발굴·육성하는 보급기지로 전락했고 생활체육은 전문체육의 희생양이 돼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됐다. 스포츠 선진국의 체육 패러다임은 한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 왔다. 학교체육은 체육발전에 있어 풀뿌리 역할을 함으로써 생활체육이 성장할 수 있는 바탕으로, 생활체육은 전문체육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한국도 이에 발맞춰 2015년 3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국회를 통과해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됐다. 하지만 통합 후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과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상호보완적 구도로 융화돼 발전돼야 함에도 여전히 이원화된 체육회의 운영시스템은 갈등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 단계별 리그 체제도 구축돼 있지 않아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은 서로 단절된 발전만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통한 스포츠선진국 진입은 당장 이뤄질 수 없다. 전 국민이 생활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스포츠선진국이 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스포츠에 대한 국민 인식도 변화해야 한다. 과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그것을 국위 선양이라 추앙했고 반대로 성적이 안 좋으면 맹렬히 비난했다. 이는 체육 당국이나 체육회가 단기간 성적을 내줄 수 있는 전문스포츠에 집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결국, 이런 보편적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을 연결해 주는 단계별 리그 체제의 출범이 늦어지게 되고,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성적에만 목을 매는 과거의 스포츠로 되돌아가게 된다.

    이제 대한민국 통합체육회는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 학교운동부와 지자체, 실업팀 선수 일변도로 구성된 육성시스템을 생활체육으로 확장해야 한다. 또 각종 대회는 생활체육과 통합된 단계별 리그 체계로 점차 전향돼야 한다. 학교·생활·전문체육이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스포츠는 이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의 바로미터이자 복지국가를 가늠하는 척도로도 작용하는 시대에 와 있다. 스포츠기본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면서 스포츠의 가치가 격상된 이 시점에서 스포츠 전반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대한민국이 스포츠선진국으로 당당히 도약하기를 바라본다.

    신석민(경남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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