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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의 베르사유 궁전을 기대한다- 이의근(창원서부경우회 부회장)

  • 기사입력 : 2022-11-01 19: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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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 창원서부경우회 회원 40명이 ‘청와대’를 견학했다. 쉽게 말해 미래 ‘한국의 베르사유 궁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7월 문체부는 대통령 관저였던 청와대를 74년 만에 국민에게 전면 개방하면서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처럼 프리미엄 전시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같이 동행한 참석자들은 자연유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잘 가꿔진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과 대정원, 청와대의 얼굴인 본관 지붕 청기와의 반짝거림이 더없는 격조를 높이며 뒷받침하는 듯했다. 일제 조선총독부의 관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1991년 새로 신축된 본관 건물은, 한옥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팔작지붕으로 중후한 ‘한국적 미’를 뽐내고 있었다.

    대통령과 가족의 거주 생활공간인 관저는 본체와 내·외빈 접견 행사공간인 별체가 ‘ㄱ’자 형태로 자리 잡고, 앞에는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뜰과 사랑채인 ‘청안당’이 자리했다. 관저 뒤로 이어진 숲길을 들어서니 1200여년 전 경주에서 만들어져 일제가 조선총독관사로 사용하던 이곳으로 가져온 ‘경주 방형대좌석조여래좌상’이 있다. 통일신라 전성기에 제작된 불상으로 지금은 보물로 지정됐다.

    1900년대 초 건축한 앞면 4칸, 옆면 2칸 반인 전통한옥 ‘침류각’은,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는다’는 뜻이 담겨 있어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인근 암벽에는 이곳이 오래전부터 명당으로 인식됐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근처에는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세웠다는 유형문화재 ‘오운정(五雲亭)’이 있다. 오운’의 뜻은 ‘다섯 색깔 구름이 드리운 풍광이 마치 신선이 노는 곳과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 왕이나 왕으로 추존된 인물을 낳은 후궁 7명을 모신 사당인 ‘칠궁’(七宮)에는, 영조를 낳은 숙빈 최씨와 숙종 후궁이자 경종 생모인 희빈 장씨 등의 신위가 있다. 사실 청와대 터의 역사는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종과 숙종이 남경 이궁(離宮)을 지었다. 조선 세종은 서현정, 취로정, 관저전, 충순당 등 경복궁 후원을 조성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이쯤에서 필자는 9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청와대도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는 스토리텔링을 입히면, 프랑스가 파리 외곽에 인공정원과 함께 바로크 문화의 정수로 조성한 ‘베르사유 궁’과 같은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싶다. 우리 정부도 원형을 보존하면서 예술을 접목해 ‘국민 속에 살아 숨 쉬는 청와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K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듯이, 우리 청와대도 파리의 ‘베르사유 궁’이나 ‘루부르 박물관’, 방콕의 ‘태국 왕궁’처럼 해외 관광객들이 서울을 방문할 때 반드시 들러야 하는 코스가 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대통령이 머물지 않고 돌려준 ‘국민의 청와대’가 외국의 유명 궁전이나 공원보다 훨씬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멋’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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