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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긍수저- 강희정(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2-08 19: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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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공간에 LP판과 턴테이블, 향수, 필름카메라, 바닥 카펫까지 감성 한가득이다. 커튼 없이 눈부신 햇살을 맞는 아침이 행복하고, 카메라만 있다면 동네 출사도 행복하다. 취향저격 육회 한 점에 술 한 잔은 행복 초과다. 지난 연말 드라마 ‘금수저’로 신인상을 받은 배우는 예능에서 ‘금수저’가 아닌 긍정적인 ‘긍수저’의 면모를 보인다. “유명하기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딱 지금만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그는 행복 그 자체였다.

    ▼“그 말하는 넌 뭔 수저길래 수저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 일명 수저사회의 폐단을 비판한 BTS(방탄소년단) 노래, ‘불타오르네(FIRE)’의 가사다. 가사에도 등장하듯이 최근 몇 년간 ‘수저계급론’은 뜨거운 감자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에 따라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는 자조적인 표현으로, 자신을 둘러싼 부족한 것들을 탓하며 수저의 색깔로 개인의 운명을 결정한다.

    ▼긍정심리학에서 ‘행복의 기준점 이론’은 유전적 요소가 행복을 50% 정도 좌우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함께 삶의 상황(10%)과 인간의 의지적 활동(40%)도 행복에 이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인간의 의지적 활동으로 유전적 요소를 희석시키고 얼마든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들도 물질적 요소보다 낙관성, 긍정 감정의 경험 빈도 등의 정신적 요소가 행복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수저라는 단어 앞에 금·은·동 같은 수식어가 붙게 된 현실이 씁쓸하지만 흙수저면 어떻고 나무수저면 어떤가. 수저란 밥만 잘 뜨면 되는 거 아닌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니 깨끗하게 잘 씻어주고 관리하면 그만이다. 삶의 시작점은 모두 다르지만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얼마나 행복해질 것인가는 긍정의 힘으로 인생을 어떻게 다듬고 즐기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이번 생은 ‘긍수저’로 레벨업 해보자.

    강희정(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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