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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4년 만의 진해군항제, 기대해도 좋다- 김일태(시인·진해군항제 총감독)

  • 기사입력 : 2023-02-22 19: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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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대표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3월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3일까지 열리는 진해군항제의 올해 주제는 ‘벚꽃으로 여는 새로운 세상’이다. 코로나19로 3년을 건너뛰어 열리는가 하면 한반도 연중 축제 중 가장 먼저 펼치는 대규모 봄축제여서 시민과 관람객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래서 주최 측 관계자들은 지금 어렵고 복잡한 여건 속에서도 낭만과 감동을 즐길 축제의 주인공맞이를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 진해군항제는 충무공 이순신의 호국정신, 대한민국 해군의 요람이자 군항 도시, 그리고 벚꽃과 수려한 남해와 장복산이 어울리는 천혜의 자연자산을 축제의 정체성으로 담고 있다. 그래서 올 진해군항제는 이 핵심 가치를 우선하면서 개최 70주년과 61회째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륜과 최대 규모라는 자산 가치를 충실히 담아 세련되고 노련한 축제로 새 단장을 하려 애를 썼다.

    올해 진해군항제가 과거와 다른 큰 특징은 시대환경에 알맞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하여 명실공히 ‘동북아 중심도시 창원’을 상징하는 축제로의 전환이다. 이는 진해군항제의 정체성인 군항과 이순신, 벚꽃이라는 축제의 핵심 소재와 축제의 주공간,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축제의 정신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런 총체적인 방향 아래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축제의 주요 공간은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여 명소화했다. 그리고 여기에 주제와 매력을 부여하기 위해 문화콘텐츠 시대에 걸맞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각종 공연과 체험행사를 특화했는가 하면 세대별, 특히 MZ 세대의 취향을 겨냥해 다양성을 추구했다.

    진해군항제의 꽃이자 하이라이트는 단연 군악·의장 페스티벌이다. 육·해·공군 해병대 미군 군악·의장대의 환상적인 공연들이 3월 31일부터 사흘간 군항제의 후반을 장식한다. 그리고 올 군항제는 퍼레이드와 프린지 등 관람객 참여 체험행사를 대폭 확대하여 보여주는 측과 보고 즐기는 측이 엄격히 구분되는 기존 형식을 벗어나 함께 소통하고 참여하며 즐기는 쌍방향성 열린 축제, 각종 쓰레기와 소음을 양산하지 않는 친환경 청결형 축제, 시대환경에 부응하여 QR코드와 입체적인 안내 시스템을 도입하여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 축제를 지향한다. 여기에 더하여 안전성 강화를 위해 울트라보이스 장비 도입 등 디지털 종합 안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차별화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 3개 도시의 통합 창원시가 출범한 지 10년이 훌쩍 넘도록까지 진해군항제는 진해지역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통합 시민들의 역량을 모으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를 탈피하여 명실공히 창원특례시로서 치르는 첫 대규모 행사인 만큼 문화공동체의 역량과 정서를 모아 역동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역할을 하려 하고 있다.

    축제는 누리는 이들의 몫이다. 군항제를 준비하는 주체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창원특례시이지만 이 축제를 소비하고 완성하는 진정한 주역은 참여해서 즐기는 시민과 관람객이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늘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절히 실감했다. 이제 과거를 향해 우리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 그 여정에서 진해군항제는 길잡이가 되려고 한다.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는 힘은 도전정신에서 나온다. 올 진해군항제는 이 여러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 수많은 인파에 휩쓸리는 불안과 불편, 불결한 환경과 이맛살 찌푸리게 하는 상술을 배제하고 즐거운 가운데서도 안도감과 해방감, 기쁨을 함께 누리는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잘 차려 놓은 벚꽃 제전 진해군항제를 통해 일상의 고단함을 풀고 사랑과 평화, 감동과 행복을 맘껏 누려보시기를 희망한다.

    김일태(시인·진해군항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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