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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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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10분 소등- 강희정(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4-23 19: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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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종이’ 앱에서 안내문이 왔다. ‘4월 22일은 제53주년 지구의 날입니다.(중략)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월 22일 저녁 8시부터 10분간 다 함께 소등행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아이들 학교와 아이를 통해 전달받는 내용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미리 언질을 준다. “엄마, 토요일 밤 8시에 꼭 불 꺼야 해!”

    ▼‘지구의 날’은 미국 해상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1970년 4월 22일 2000만명의 자연보호자들이 모여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지구의 날을 전후로 기후변화주간을 정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기후변화주간(21~27일) 주제는 ‘#오늘도 나는 지구를 구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중립 실천이 어려운 게 아닌 일상적인 작은 행동이라는 뜻을 담았다.

    ▼지난 22일, 지구를 구하는 일은 저녁 식단부터 시작됐다. 상추, 케일, 양배추 쌈에 강된장 한 스푼 올려 일찌감치 저탄소 식사를 마친 후 8시에 불을 껐다. 어둠이 내려앉은 10분은 생각보다 길었다. 불 끄는 일은 어렵지 않으니 많은 이들이 동참할 거라 생각했지만 베란다 너머에는 불 켜진 집이 더 많았다. 매사 철두철미한 첫째 아이의 볼멘 목소리 뒤로 둘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 지구를 구했어.”

    ▼10분 소등행사가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지만 약 52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7900여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같다. 잠깐의 소등으로 지구의 온실효과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불어 올바른 분리배출, 가까운 거리 걷기 등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많다. 지구를 구하는 일이 그저 4월에만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강희정(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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