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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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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소멸 대안으로 탄생한 하동 쑥고개 벽화마을

  • 기사입력 : 2023-06-29 19: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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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역대 최고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때 100만명을 웃돌던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 수도 지난해에는 25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망자가 출생자 수를 초월하는 데드크로스 현상도 지난 2020년 시작돼 우리는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이라는 더블 쇼크 상태이다. 더욱이 경남의 인구 감소는 전국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 4월 기준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도내 시지역 중 창원, 김해, 진주, 거제는 1000명 이상에서 5000명 선까지 줄었다. 도내 시·군 어디 할 것 없이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극복 방안은 최대의 화두이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지역 마을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벽화마을을 만들었다는 소식은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는 주민들의 의지와 지혜, 단합된 힘을 잘 엿보게 한다. ‘쑥고개’로 불리는 하동군 횡천면 애치(艾峙)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가을 ‘애치마을벽화만들기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올 3월부터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마을을 확 바꿔 냈다. 여기에는 하동군과 의회, 횡천면, 지리산청학농협의 관심과 배려가 있었고, 출향인들은 성금으로 힘을 보탰다. 더욱이 경상국립대 해피빌더스와 이상빈 화백이 구슬땀을 흘리며 큰일을 잘 마무리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하동군 행정과 출향인, 지역농협과 대학교·화가의 협업이 돋보인다.

    벽화마을로 우뚝 선 이곳에서 오는 7월 2일 오전 11시 벽화 준공식을 한다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지역 소멸을 막자고 시작한 사업인데, 이제는 주민들이 손님맞이로 바쁘게 됐고,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가 될 꿈에 부풀어 있다니 손님맞이에 빈틈이 없었으면 한다. 인구 증가와 지역 소멸 극복은 국가와 지자체의 정책적인 성격이 크지만 예치마을의 경우처럼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협조를 이끌어내고, 실행해내는 노력은 높이 평가되는 주민자치활동이다. 인구 감소로 마을이 소멸되지 않을까 걱정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주민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토론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아이템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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