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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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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제서 발생한 미신고 영유아 사건과 아영이의 경우

  • 기사입력 : 2023-07-02 19: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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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미신고 영아 2명을 살해한 후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해온 수원 친모사건의 충격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또다시 도내에서 미신고 영아를 살해한 사건이 드러나 지역사회가 혼미스럽다. 경남경찰이 출생 미신고 영아 살해 혐의(살인)로 20대 A씨와 사실혼 관계의 아내 30대 B씨에 대해 2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A씨는 작년 9월 거제의 한 주거지에서 생후 5일 된 영아를 살해하고, B씨는 이를 지켜본 혐의이다. 이들은 영아의 시신을 야산에 매장하려 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하천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드러난 거제 사건은 최근 우리가 접했던 미등록 영유아 살인사건과 흡사해 보여 경각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미신고 영유아 살해 등 문제가 계속 생기자 최근 감사원이 조사를 했는데,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확인된 미신고 영유아가 모두 2236명이라는 것이다. 경남에서만 122명이 파악됐고 경기(641명), 서울(470명), 인천(157명) 다음으로 많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민의힘 강민국(진주을) 의원이 지난 2021년 1월 대표발의한 ‘출생통보제’를 의무화하는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분만아동의 출생 사실을 국가 기관에 의무적으로 통보하게 됨에 따라 살해·학대위험에 처한 ‘유령 아동’이 없어지게 됐다.

    미신고 영유아 살해 등의 문제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2019년 10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머리를 크게 다쳐 인공호흡기로 살아온 정아영 양이 끝내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 출생 당시 아영 양은 간호사 A씨에 의해 병원 바닥에 떨어뜨려져 뇌사상태에 빠졌다. 간호사의 방심이 어린 목숨에 치명적 결과를 안겨 준 사건으로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회생을 간절히 기도해온 가족의 소망을 뒤로한 채 아영이는 또래 아이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후 하늘나라로 갔다. 아영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경우든, 부모에 의해 살해당하는 미신고 영유아의 경우든 이런 일을 모두가 막아내야만 생명의 경외감이 넘쳐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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